▲1999년 10월 29일 관보에 실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부자 병역 신고 내용. 장남 반우현씨는 1999년 5월 해병대가 아닌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다.
관보
97년 3월-99년 5월까지 육군 복무 후 만기제대 반 전 총장의 장남인 우현씨는 지난 1974년 10월 인도에서 태어났다. 반 전 총장은 2년 전에 주인도뉴델리 부영사로 부임해(1972년) 주인도대사관 2등서기관으로 근무하고 있다가 첫 아들을 얻은 것이다. 연수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던 그가 "위험지역 특별수당과 생활비를 절약해 부모님 봉양하기 위해" 인도를 선택한 사실은 지금도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우현씨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뒤 LG CNS에 3년간 근무했다. 이후 퇴사해 미국 UCLA MBA 과정을 수료했고, 카타르 도하은행을 거쳐 지난 2011년부터 SK텔레콤 뉴욕사무소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그의 SK텔레콤 뉴욕사무소 근무를 두고 '특혜 채용' 논란이 일기도 했다.
1999년 10월 29일자 관보(제14342호)에 따르면, 반 전 총장(당시 주오스트리아 특명전권대사)은 우현씨가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고 신고했다. 실제로 우현씨는 지난 1997년 3월 3일 입영해 1999년 5월 2일 만기전역했다. '군별(복무분야)'에 '육군'이라고 명시돼 있다. 2006년 "장남이 해병대를 자원해서 보냈다"라는 한 반 전 총장의 발언과 완전히 다르다.
우현씨의 군번도 그가 해병대가 아닌 육군에서 복무했음을 보여준다. 우현씨의 군번은 '977601****'인데 '97'은 입영년도를 가리키고, '76'은 육군훈련소(논산)를 나타내는 고유번호다. 그러니까 우현씨는 '97년'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훈련을 받은 뒤 군번을 부여받은 것이다.
육군본부 병적민원과의 한 관계자도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사병은 입영한 연도를 제외하고 8자리의 고유번호를 갖는다"라며 "'977601****'라는 군번의 경우 97년에 논산훈련소(76)에 1****번째로 입영한 사병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76은 논산훈련소에 입영한 사병에게 붙은 고유번호이고, 그 다음 숫자는 훈련소에 입영한 사람을 가나다라 순으로 매긴 숫자"라며 "76은 육군 훈련소(논산)를 가리키고, 해병대는 72를 고유번호로 쓴다"라고 말했다.
반기문 측 "해병대 전역은 오보... 특전사 복무"하지만 언론과 인터넷, 심지어 친인척 사이에서조차 '반기문 장남 해병대 군복무'는 사실로 여겨져왔다. 반 전 총장의 6촌형인 반기종씨는 지난 2006년 11월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반 장관은 외아들을 해병대에 보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때 청와대 외교수석이라 말만 하면 아들을 편한 곳으로 보낼 수 있었는데도 훈련 끝나고 배치받은 뒤 면회를 가 부대에서 깜짝 놀랐다고 한다. (중략) 공직자의 모범을 보여주었다."반기종씨의 '반기문 장남 해병대 군복무' 발언은 지난 2007년 발간된 전영숙씨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처럼 키워라>(여성신문사)에서 그대로 변주되었다. 이는 인터넷 등에서 장남의 해병대 군복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많이 활용됐다.
"또한 그는 서울대 공대를 나와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아들 반우현(34)씨를 일부러 해병대에 보냈다. 당시 청와대 외교수석이었던 그의 위치에서 조금만 힘을 쓰면 편한 보직으로 보낼 수도 있었을텐데, 그는 반대로 아들을 해병대로 보냈던 것이다. 당시 훈련소 퇴소식에 잠깐 들렀다가 청와대 외교수석이 왔다는 소식에 부대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는 후문이다."(11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