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6월 21일 서울 배재고등학교에서 열린 한국 구국십자군 창군식에 박근혜 당시 영부인 대행과 최태민(왼쪽)씨가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조순제 녹취록에는 '전두환이 10.26 후 박근혜에게 준 6억원'(15쪽), '스위스 은행에 50억'(8쪽) 등 뭉칫돈 이야기가 거론된다. 조순제는 녹취록에서 그 돈들의 향방에 대해 이런 암시를 한다.
"전부 기집애들이(최태민의 딸들) 다 사돈의 팔촌까지... 전부 분산시키고 왔다갔다 정신이 없어요."(9쪽)이 돈들의 실체와 그 후 행방에 대해 전두환 정권은 물론 그 후 어떤 정권에서도 조사된 적이 없다. 김대중, 노무현 두 민주정권이 들어섰을 때도, 김재규의 항소이유서 표현대로 박근혜-최태민 가(家)의 검은 관계에 대해 "아무도 문제삼지 못하는" 시절이 계속 이어졌다. 누군 알지 못해서, 누군 믿기지 않아서, 누군 두려워서, 또 누군 다 지난 옛일이라면서.
박근혜-최태민에서 박근혜-최순실로 이어지는 불가사의한 검은관계가 그동안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것은 대한민국 현대사가 쌓아온 적폐를 상징한다. 박근혜-최태민의 잘못된 만남이 시작된 지 40여년이 지나서야,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접하고 온 국민이 충격에 빠져 촛불을 들고 나서야, 그 촛불민심이 박영수 특검을 만들고 나서야, 박근혜-최태민(최신실) 은닉재산 의혹이 본격적으로 파헤쳐지고 있다. 특검은 금융감독원에 최순실씨의 재산형성 의혹과 관련된 인사 40여명의 재산내역 조회를 요청해둔 상태다.
김재규도 못하고, 박정희도 못하고, 전두환도 못한 것을 촛불민심의 명령을 받은 특검이 파헤치고 있다. 역사적 사명을 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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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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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왜 박근혜-최태민 관계 단절에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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