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제와의 대화 녹취록'. 조씨는 최태민의 의붓아들이자 대한구국선교단, 구국여성봉사단, 새마음봉사단, 새마음병원 등 박근혜 대통령 관련 단체에서 실무를 맡았다. 박 대통령과 함께 영남대학교의 이사였으며, 이 학교의 자금을 관리하던 영남투자금융의 전무도 겸임했다.
안홍기
- 이해가 안되는 것이 박(근혜)이 그 많은 돈을 전부 (최태민 쪽으로) 글로 줬단 말이야?
"아 그러니까 불가사의다 전부.... 진짜 불가사의다, 불가사의다."(7쪽)불가사의를 반복하던 조순제는 이렇게 자기 나름대로 설명을 해본다.
"(박근혜가) 누구한테 믿고 할 때도 없고. JP(김종필)하고 등졌지요... 당황하기도 하고, 능력도 안되고, 경험도 없고. 사회경험이 전무하지 않습니까?"그러면서 조순제는 "끝없이 험악한 둘의 관계"를 언급한다.
"거기에다 또 우리 속된말로 뭐 끝없이 험악한 둘의 관계다 하니까니 (돈이) 몽창 굴러왔다고 봐야지. 그건 관리차원도 있고 복합적인 여러 요인이 있겠지."(8쪽) 최태민은 어떤 힘을 가졌기에 박근혜를 관리 혹은 지배 할 수 있었을까? 조순제 녹취록을 보면, 최태민의 양아들이자 박근혜의 최측근으로 오랜 시간을 보낸 조순제마저도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줄 만한 내용을 전해주지 못한다. 그도 "참 묘하다" "미스터리다"라는 표현을 쓴다. 녹취록에는이런 문답이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하다.
-최태민이란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에요?"아...대단하죠. 여자에 대해서는... 뭐..." (17쪽)분명한 것은 박근혜가 첫 만남부터 최태민에게 빠져들었다는 점이다. 최태민은 1975년 2월께 엄마를 잃고 외롭게 청와대에 있던 박근혜에게 '육영수 여사가 나타나 근혜를 도와주라는 현몽이 있었다'는 내용의 편지를 세 차례에 걸쳐 보낸 끝에 그해 3월 6일 처음 만났다.
그런데 그로부터 1달 보름만인 4월 29일 최태민은 박근혜의 후원으로 대한구국선교단을 만든다. 박근혜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최태민에게 믿음을 주었을까? 주한미대사관이 2007년 7월 본국에 보낸 보고서에는 그 첫 만남 이후 "최태민이 박근혜의 몸과 마음을 완전히 지배했다"고 적혀 있다.
그런데 이 미스터리는 최태민의 시대가 가고 최순실의 시대가 와서도 이어졌다. 최태민은 1994년 심장마비로 사망한다. 그 후 '박근혜 관리'의 주체는 최태민에서 그의 딸 최순실로 승계된다. 최순실은 도대체 어떤 힘을 가졌기에 박근혜를 관리할 수 있었을까?
박관천 경정의 말대로라면, 최순실은 어떻게 박근혜 대통령을 누르고 대한민국 권력서열 1위가 되었을까? 답은 최태민이 가졌던 것을 최순실이 이어 가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다 보여주지 못하지만 조순제 녹취록은 그것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 이어지는 기사 :
왜 박정희-김재규-전두환은 박근혜-최태민 관계 단절에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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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 대표기자 & 대표이사. 2000년 2월22일 오마이뉴스 창간. 1988년 1월 월간 <말>에서 기자활동 시작.
사단법인 꿈틀리 이사장.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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