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정원 ‘죽설헌 원림’, 자연은 자연 그대로일 때가 아름답다.
조찬현
탱자나무 오솔길이다. 이 길을 조금 걸었는데도 어느새 내 마음속에는 여유로움이 가득하다. 뭘까 가슴 벅차오르는 이 기분, 그 느낌이 너무 너무 좋다. 잠시 후 대숲 우거진 곳에 그림 같은 살림집이 나타난다. 동양화가이면서 신비로운 비밀정원(죽설헌 원림)을 가꾸며 사는 박태후(63) 화백의 집이다.
박 화백의 안내를 받아 정원 산책길에 나섰다. 대나무 숲과 기와 담장길이 퍽 이채롭다. 이파리가 진 앙상한 나목의 겨울 숲이지만 공기가 청아하다. 가슴이 시원해진다. 시야에 잡히는 풍경은 일반적인 정원에서 느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가꾼 듯 아니 가꾼듯하지만 자연스러움이 가득하다. 아니 여기저기서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나무들을 모두 다 씨 뿌려서 가꿨어요. 소나무만 없어요. 고교시절부터 시작해 45년째 가꾼 것입니다."가장 한국적인 정원... 홀로 맨손으로 일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