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이재명을 위험한 동거인으로 꼽고, 두 사람을 ‘원수’ 등으로 묘사한 TV조선 <이봉규의 정치옥타곤>(12/25) 화면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TV조선>은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촛불정국과 함께 지지율이 치솟은 이재명 성남시장을 주목하는 논조를 굳이 마다하지 않았다. 토크쇼에 출연한 패널들의 이 시장에 관한 멘트 역시 우호적일 때가 적지 않았다. 패널의 논조와 <TV조선> 전체의 논조는 분리해서 봐야 하겠지만, 분명 일부 보도에선 '우호적'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대해선 '지지율 1위 문재인만 아니면 된다'는 보수언론 전체에 퍼진 '문재인 때리기'에 이 시장이 수혜를 입고 있다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문재인 때리기'에 비하면 '관망' 수준이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랬던 <TV조선>이 새해 첫날 들어 '대선후보 검증'이라는 명목으로 '이재명 때리기'로 급선회를 한 것이다. 그것도 이 시장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하기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이재선씨와의 해묵은 갈등을 재점화시키는 방향으로 말이다.
하지만 <TV조선>의 이번 보도가 꽤나 단편적이고 형님 부부의 주장으로 치우쳤다는 점에서 '검증'다운 '검증'이라고 받아들일 시청자들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이 시장이 '발끈'하고 '전면전'을 선포함으로써 <TV조선>이 '한탕주의'식 보도가 제대로 힘(?)을 발휘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종편과 <TV조선> 폐간(?)을 갈망하는 일부 시청자들이나 야당 지지층은 이재명 시장의 전쟁에 환호를 보내겠지만 말이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과 함께 대선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 큰 축은 단연 언론이다. 유권자들도 원하고 바라는 그 '검증', 이 선거 레이스가 <TV조선>과 같이 선정적이고 단편적이며 '아니면 말고' 식으로 흘러선 곤란하다. 더욱이 탄핵정국과 10차에 이어진 촛불민심이 두터워 지면서 언론개혁의 요구와 언론에 대한 '검증'마저 진행되고 있는 와중이지 않은가.
이러한 <TV조선>의 '검증'이라 쓰고 '야당 후보 흠집내기'라고 읽을 수 있는 '단독' 보도는 오히려 자충수에 가까워 보인다. 대다수의 신년 설문조사에서 안정적으로 지지율 3위를 차지한 대권주자에게 제일 먼저 안일한 칼날을 들이댄 종편의 무리수라고 할 만 하다. 백번 양보해, '검증' 운운한 <TV조선>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서도 그 칼날을 제대로 휘드르는지 지켜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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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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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전 선포한 이재명 "TV조선 폐간시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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