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봄날. 평상에 세발자전거를 올리고 함께 노는 아이들.
최종규
도시에서도 골목마을에서는 평상을 곧잘 만날 만해요. 골목마을에 있는 골목가게는 으레 평상을 마련해서 가게 앞에 두고요. 그런데 도시랑 시골이 다르다면, 시골은 조용하면서 호젓한 기운을 듬뿍 누리면서 평상에 앉거나 누워서 쉽니다. 도시에서는 골목 한쪽에 평상이 있어도 이 둘레를 지나다니는 자동차나 사람이 많아서 마음껏 드러누워 쉬기는 어려워요.
평상은 나무 그늘이 드리우는 곳에 둘 수 있습니다. 처마 밑에 둘 수 있어요. 볕이 잘 드는 마당 한쪽에 둘 수 있고요.
저희는 평상을 처음에 마당 한쪽 후박나무 그늘이 드리우는 자리에 놓았어요. 겨울에는 볕이 잘 드는 자리로 옮겼고, 여름에는 다시 나무 그늘로 옮겼지요. 이렇게 평상을 두다 보니 비가 오고 눈이 내리면 평상 나무가 젖고 삭아요. 나무로 짠 평상이니 이럴밖에 없는데, 헌 장판으로 겉을 씌워 보니, 헌 장판은 햇볕에 삭아 빗물이 새고, 평상 나무에 혀버섯이 올라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