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씨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별검사 사무실로 소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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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왕=연합뉴스) 이상헌 홍지인 서혜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불러온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는 26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각종 국정농단의 핵심 증거가 들어있는 태블릿PC와 관련해서도 "2012년 태블릿PC를 처음 봤고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노트북을 쓴다"고 말했다.
최씨가 이번 사태의 핵심 열쇠인 태블릿PC 사용 자체를 전면 부인함에 따라 향후 법정에서 이를 둘러싼 공방이 주목된다. 검찰은 최씨의 사무실에서 압수한 태블릿PC가 최씨가 사용한 게 확실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반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 및 출연과 KT·포스코·현대차그룹 등과 관련한 이권개입 행위에 대해 "박 대통령이 결정하고 지시하고 이행했다"고 말했다.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도 '대통령 말씀자료'가 최씨에게 전달된 사실을 인정하면서 "최씨가 밑줄을 치면서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후 최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안 전 수석 및 정 전 비서관이 수감 중인 남부구치소에서 각각 열린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 이같이 언급했다고 특위 위원들이 전했다. 청문회는 서울구치소에서 생방송 중계될 예정이었으나 이들의 불출석으로 특위 위원들이 직접 구치소 수감동을 찾아 비공개로 진행됐다.
특위는 서울구치소 수감동 접견장에서 최씨를 상대로 약 2시간 30분간, 남부구치소 직원교육장에서 3시간 동안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각각 신문했다.
최씨는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을 아느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질의에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몸과 마음이 너무 어지럽고 심경이 복잡한 상태"라고 심경을 표한 뒤 "국민께 여러 가지 혼란스럽게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씨는 "나라가 바로 섰으면 좋겠다"면서도 '시녀처럼 박 대통령을 뒷바라지했고 국정에 1%도 관여 안 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자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아이디어를 최씨가 내고 박 대통령이 전경련을 통한 모금 아이디어를 냈느냐'는 질문엔 "나는 그런 아이디어를 안 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