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자 유영달씨
유영달
캐나다에서 로봇엔지니어로 일하던 유영달씨(61)는 은퇴를 앞두고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려고 마음먹는다. 버킷리스트 중 한 가지 항목은 다름 아닌 '봉사활동'이었다. 어디를 가서 어떤 나눔을 할까 고민하던 차에 한국의 경남 산청에 위치한 한센인 복지시설 성심원에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만나게 된 한센인 할머니 한 분이 마지막 소원이라며 소록도에 있는 자신의 친구를 찾아달라고 간청한다. 사람을 찾기 위해 간 것, 그게 그와 소록도의 첫 인연이었다.
할머니 친구 분을 찾아드리고 짧은 봉사활동 시간을 가졌다. 다시 캐나다로 돌아왔지만, 소록도의 여운은 그의 가슴을 계속 따뜻하게 만들었다. 잠을 자는데 소록도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꿈에 나왔다. 다시 오라고, 다시 올 수 없겠냐고….
그는 즉시 짐을 꾸렸다. 3개월만 있을 요량으로 3개월 치의 짐만 쌌는데 그 길로 소록도에 머물게 됐다. 그는 여기에 계신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모두가 평생 공부(참 사람이 되는 일)의 스승이라고 말한다.
- 현재 소록도에서 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계신가요?"어르신들 식사수발, 목욕, 청소, 간병, 말벗 해주고 있어요. 제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영적 돌봄 전문가 교육을 수료하여 어르신들 내면 상처 치유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별한 것은 생각 못하고 어르신들과 같이 생활 하면서 어르신들께 필요한 게 뭔가 고민해요. 울 때 같이 울어주고 웃을 때 같이 웃어주고. 저는 말 들어주는 것밖에 없어요."
- 소록도는 어떤 곳인가요? "한센인과 이들을 돌보는 국립소록도병원 직원과 가족들 그외 자원 봉사자들이 살고 있어요. 한센병은 한센병균의 감염으로 오는 만성피부질환인데 지금은 발병율이 거의 없고, 걸리더라도 주사 1번 맞고 3개월 약 복용하면 완치된다네요.
일제시대에는 소록도에 한센인들이 5000~6000명까지 됐다고 해요. 일본 정부에서 한센병 환자 치료 격리 정책으로 소록도에 격리시킴으로 차별, 편견 고통의 역사가 시작되었지요. 지금은 7개 마을에 530여 분이 살고 계시고 평균 연령 75세이세요.
후유증으로 여러가지 변형이 생겨 외모와 손발, 시각 장애가 있으시지요. 그런 외형으로 사람들 편견과 차별 속에 40~50년을 사셨으니 얼마나 힘드셨겠어요. 소록도는 치유의 땅이에요. 저에게 이 어르신 한 분 한 분이 모두 평생과제의 스승이고 그분들의 히스토리가 다 귀한 역사책이에요."
- 한국에선 장애에 대한 편견이 심한데, 캐나다는 어떤가요? "캐나다는 이런 장애인 분들을 같이 어울려 같은 동네에서 살도록 하는 정책을 펴더라고요. 격리가 아니고 같은 마을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형태로요. 제가 외국에서 20년 살아보니까 그게 바로 선진국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