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통도사 봉발탑입니다.
임현철
"불이문의 '불이(不二)'는 법계의 실상이 너나없이 평등하고, 차별 없는 것을 말한다. 법계불이(法界不二)의 진리가 불법의 궤범이므로 '불이법(不二法)'이라 하고, 일체 성인이 모두 이 불이법에 의해 진리에 취입하므로 불이법문이라 한다. 여기서부터 청정 불법도량의 중심부가 되며 불이의 진리로 세속 번뇌를 벗어난다는 뜻에서 해탈문(解脫門)이라고도 한다."
통도사의 불이문 설명입니다. 그나저나 '불이문'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여기엔 사심도 들어 있습니다. 보통 절집에서는 불이문을 보기 힘들 뿐 아니라, 제 호가 '불이'이기 때문입니다. 불이, 호를 어떻게 지었냐고요? 불경 등을 보다 "너와 내가 둘이 아니요, 생과 사가 둘이 아니요, 번뇌와 깨달음이 둘이 아닌"데 무척 끌렸습니다. 호로 삼고 보니, 안성맞춤처럼 쩍쩍 달라붙데요.
각설하고, 불이문 현판 "'원종제일대가람(源宗第一大伽藍)' 글씨는 송나라 미불이 썼다"고 합니다. 불이문을 나서자 멀리 상노전의 대웅전과 중노전이, 가까이로는 관음전이 눈에 들어옵니다. 관음전 뒤로 자리한 세존비각, 개산조당, 해장보각, 용화전, 장경각, 전향각 등의 위용에 하나같이 입이 쩍 벌어집니다. 빛바랜 단청이 고풍스러움을 더해 반짝반짝 빛납니다. 벌써 놀라긴 아직 이릅니다. 잠시, 통도사 전각에 붙어 있던 많은 구절 중 하나 읊고 가지요.
'쓸데없는 잡담이 천 마디라도한 마디 진리만은 못한 것이다.들으면 마음이 밝아지는 유익한한 마디가 귀한 것이다.'중노전 맨 뒤쪽으로 대광명전, 용화전, 용화전 앞에는 미륵불의 출현을 기다리는 의미로 세웠다는 봉발탑(보물 제 471호)이 특이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그리고 강원 황화각과 요사채, 영각, 감로당, 원통방이 자리합니다. 통도사를 상징하는 대웅전과 금강계단에 이르기도 전에 연신 감탄이 터집니다. 그저, 부처님의 가피가 두루 충만하길 바랄 뿐. 대중을 향한 부처님의 마음을 옮긴 듯한 구절 하나 읊지요.
'진실로 죄라는 건 제 성품이 없는 것그것은 어둔 마음이 일으킨 구름그 마음 없애면 구름도 걷히나니어둔 마음만 버리고 죄 걱정은 말아라'통도사가 신라의 계율근본도량으로 자리 잡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