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씨드북
첫 번째 책은 <거짓말>입니다. 작가 카트린 그리브는 '거짓말할 줄 모르는 재능을 가진 모든 이'를 위해서 책을 지었다고 합니다. 거짓말을 하지 못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네! 결단코 그렇습니다. 우리 반 찬균이는 거짓말을 하려고 하면 눈동자가 둥그레지고 코 끝이 씰룩거립니다. 그리고는 말을 잇지 못하고 간지러운 듯 코를 긁지요.
아이들은 저마다 거짓말 동작이 있습니다. "선생님, 저 지금부터 거짓말해요"라고 예비 신호를 보내는 거예요. 거짓말할 때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목소리 하나 움찔 안 하는 어른들도 옛날에는 가지고 있었던 재능이지요. 이 재능이 좋은 대학 가고, 출세길을 보장해준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영혼의 안식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제가 꼭 고해성사받는 신부님 같군요. 바로 이야기로 가봅시다.
어느 평범한 날 소녀의 입에서 거짓말이 툭 튀어나옵니다. 처음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거짓말은 새빨간 점이 되어 아이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외면하면 커져있고, 꺼지라고 하면 쫓아오면서 빨간 거짓말은 자꾸 많아집니다. 어느새 방에 꽉 차 버린 붉은색 점들이 소녀를 압박합니다. 주인공은 과연 거짓말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무심코 한 거짓말에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잠을 설쳐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입니다. 한편으로는 어른이 되어 버린 지금, 내가 적색 색맹에 걸린 건 아닐까 자괴감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