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주말 농장의 모습
신희완
베를린에는 전통적으로 도시 내외에 수많은 도시 농업 공간이 존재했다. 작은 정원(Kleingarten) 혹은 주말 농장(Schrebergarten)등으로 불리는 곳으로, 일반적으로 높고 낮은 담을 쌓은 채 개인이 운영하는 정원이다. 이웃과의 교류는 있지만, 그렇다고 알멘데 콘토어 공동체 정원처럼 누구나 쉽사리 드나들 수는 없는 사적인 공간이다.
공동체 정원이 특별함은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면서, 기존의 도시 농업의 전통을 이어가며 향유할 수 있는 절충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도시 공유재로 알멘데 공동체 정원은 주말 농장의 개인 농장이라는 특징도 그리고 동시에 공공 정원으로의 누구나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특징도 모두 지니고 있다.
과거 미국의 생물학과 교수였던 개럿 하딘의 논문으로 유명해진 공유지의 비극이 상징하듯, 천연자원 등의 공유재에선 도시 공유재를 이용하는 사람들과 같이 아무런 기여를 하지 않고, 어떤 통제도 받지 않은 무임승차는 공유재의 비극을 만드는 주요 원인이었다.
앞선 설명처럼 전통적인 공유재와 도시 공유재는 그와 조금 다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수록, 이 장소는 더 좋은 공유재로 거듭나기 때문이다. 공공 공간에 더 많은 사람이 찾는 것이 더 좋은 공공 공간을 의미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물론 이 도시 공유재가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그 안에 정해진 규칙들을 서로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도시 공유재를 운영하는 이들은 장소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 알멘데 공동체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농업 공간의 식물, 과일을 무단으로 따거나, 그 안에 배치된 가구 등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정도의 상식적인 규칙을 따라야 한다.
이러한 도시 공유재는 베를린뿐만 아니라, 세계 수많은 도시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공유되고 있다. 공공 공간이 어느 순간 개인 소유의 땅이 되고, 담장에 둘러싸이고, 출입이 허용되더라도 삼엄한 CCTV와 경비원에게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는 도시 공간의 변화가 늘어나며, 시민에 의해 관리되고, 모든 시민에게 열려있는 도시 공유재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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