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겨울밤 행복이야기'에 참가한 한국백혈병환우회 회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위) 한국백혈병환우회의 상근자들과 회원들이 소망을 적은 타임캡슐을 상자에 넣고 있다.(아래)
한국백혈병환우회
역시 송년회에 처음 참석했다는 정나리(가명)씨는 2012년 2월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지만 7명이나 되는 형제 중 이식 조건이 맞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고 한다. 정씨는 큰 아들에게서 조혈모세포를 반일치로 이식받아 수술을 했고 부작용에도 시달렸다. 특히 몸무게가 급증해 78kg이나 나갔지만 운동과 식단 조절로 현재는 50kg까지 빼서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정씨는 "잘 버티니까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희망을 잃지 말고 내년에도 이 시간에, 이 자리에서 얼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이야기했다.
"치료 효과 좋다고 건강관리 소홀하면 안 돼"
한국백혈병환우회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이상명씨 가족들에게 올 한해는 특히 힘든 해였던 모양이다. 이상명씨는 2011년 3월에 급성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자매로부터 동종 이식을 받았고 올해 8월에 치료를 종료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합병증으로 쿠싱증후군을 앓게 되었다. 약 복용은 점점 늘었고 그만큼 부작용도 많아졌다.
"한국백혈병환우회를 알게 되면서 많은 희망과 도움을 받았어요. 올해 몸이 좋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않으려고 해요. 한국백혈병환우회를 알게 되면서 얻은 것 중 가장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한국백혈병환우회와 참석하신 여러분들과 함께 행복한 추억 많이 쌓고 싶습니다."올해는 특히 독감 때문에 고생하는 환우들이 많았다. 3년 전, 막 치료가 끝난 상태에서 송년회 행사에 처음 참석했다던 강석민(가명)씨는 독감에 걸려 마스크를 끼고 행사에 참석했다. 강 씨는 "독감 주사도 맞았지만 결국 이렇게 됐다. 돌이켜보건대 그간 건강에 좀 소홀했던 것 같다. 최근 3년간 살아왔던 것과 다르게 앞으로는 좀 더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밝히기도 했다.
올해 '울타리상' 수상자는 클린카 2호 기사 권순철씨매년 송년회에서 이루어지는 '울타리상' 시상식도 진행되었다. 올해 수상자는 무균차량 클린카 운전봉사를 하는 권순철 씨다. 권씨는 2014년 만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은 후 현재까지 치료 관찰 중이다.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고 잘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 치료를 안 하고 있다는 권 씨는 "좋은 상 주셔서 책임감을 느끼지만 생각할 수 있는 계기도 될 것 같다."면서 "내년에도 건강하게 웃는 얼굴도 만나자"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내년 '겨울밤 행복 이야기'에서 개봉할 타임캡슐을 작성해 상자에 넣었다. 각자의 상황과 현실은 다르겠지만 어떤 소망을 바라고 있을지, 타임캡슐에 적힐 내용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