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 양주 다문화가족 나영 씨의 육아이야기
송하성
아이를 낳거나 낳지 않는 이유는 명백히 부모의 심리적인 이유와도 연관돼 있다. 세 쌍둥이 초음파를 하고 나온 날 어떤 남편은 심각한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하지만 병원에서는 멍한 표정을 짓던 나영씨의 남편은 "세 쌍둥이 확률이 7천분의 1 밖에 안되네. 네 쌍둥이였으면 더 대단했을 텐데..."라고 웃으며 농담을 했다고 한다.
나영씨도 세 아이를 보살피느라고 정신없는 와중에도 기자와 인터뷰를 하며 "6명 아이 중에 딸은 둘째 하나니까 딸 하나 더 낳고 싶기도 해요"라고 말할 정도다.
그들 부부에게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은 어떤 의미일까?
"출산계획은 특별히 없었어요. 많아야 1~2명이라고 생각했죠. 저희도 당연히 피임을 했구요. 경제적인 것을 따지면 아이를 낳을 수가 없죠. 생명이니까 마음 가는대로 낳게 된 거예요. 먼저 하늘나라로 간 넷째 아이는 살리고 싶어도 살리지 못했거든요."나영씨 부부가 세 쌍둥이를 더 기쁘고 감사하게 받아들인 이유는 따로 있다. 2014년에 넷째 아이를 출산했지만 심장병으로 수개월 만에 잃는 아픔을 겪었다.
"넷째 아이를 살리기 위해 많은 기도를 했지만 결국 세상을 떠났어요. 살리고 싶어도 살리지 못한 아이가 갑자기 3명이나 생겼는데 어떻게 불평하고 기피할 수 있겠어요?"세 쌍둥이를 건강하게 출산해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은 나영씨는 초음파 검사 이후 많은 노력을 했다. 매일 아침 단백질과 비타민을 확보하기 위해 계란과 과일, 채소를 많이 먹었다.
특히 세 명의 아이를 임신한 산모는 10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조산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아이들이 태어난 뒤에도 인큐베이터에 오래 있지 않으려면 몸무게가 2kg을 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나영씨는 매일 뱃속의 아이들과 대화를 나눴다.
"너희는 건강하게 태어나야 한다. 아직은 아니야. 엄마가 괜찮다고 할 때 그때 세상에 태어나야 한다."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뱃속에서 자란 아이들은 지난 7월 건강하게 출산해 유비, 관우, 장비가 됐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처럼 튼튼하게 자라라고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란다.
첫째 아이는 세 쌍둥이를 먼저 하늘나라로 간 넷째 동생이 준 선물이라고 말한다. 첫째 아이는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임신기간 중 동생들을 보살피기도 했다.
육아의 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