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부동' 연작 중 하나.
김관태-미술세계 제공
'모든 것은 연결돼 있다'는 화이부동의 정신
흥미로운 사실은 그의 작업실이 전북 군산의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공장에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부품공장은 그가 기아자동차를 퇴직한 뒤 세운 일터인데 그곳에서 다섯 살 손녀 김세민(5)양과 함께 그림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는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를 "금쪽같은 세미니"라고 부르고, 손녀는 그를 "금쪽 같은 하부지"라고 부른다.
자동차 부품공장 작업실의 '단짝'인 할아버지와 손녀가 지난 14일부터 서울 종로구 인사동 '미술세계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김관태전'이라는 이름이 붙긴 했지만 '김관태-김세민 2인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화이부동' 연작 10점 등 총 35점을, 손녀는 '두더지', '거미집' 등 15점을 대중들 앞에 선보였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이다. 그는 30여년간 화이부동을 철학적인 주제로 삼아 작업해오고 있다. 1980년-1990년대 노동운동의 현장에서 노사갈등 등 사회적 갈등을 온몸으로 겪어낸 그가 '화이부동'을 오랜 화두로 붙잡은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대목이다.
'화이부동'은 공자가 <논어>의 자로편에서 "군자 화이부동 소인 동이불화"라고 말한 데서 나온 고사성어다. 흔히 '차이를 인정하면서 화목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신영복 교수는 화이부동을 "공존과 평화의 원리"라고 해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