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대표(오른쪽)와 정진석 원내대표가 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개표 진행중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가 활짝 웃었다. 반면 많은 국민들은 그 미소로 인해 인상을 찌푸렸을 것이다. 그 '이정현의 웃음'은 미소라기보다 가까스로 파안대소를 참은 것에 가까워 보였다. 어제(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경선 개표 진행 중 정진석 원내대표 옆에서 웃음을 터뜨린 이정현 전 대표의 속내를 유추해 보면 아마 이 정도가 아닐까.
'나는 이 나라가 진짜 좋아. 이런 국민들 상대로 여당으로 정치하기 얼마나 좋아. 너무 좋아 죽겠어.'
오로지 자신들의 안위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이정현 대표의 웃음은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보일 정도다. 이 대표의 동국대 후배들이 아무리 "뻔뻔한 이정현 선배님, 손에 장 지질 시간입니다"라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채근을 해 봐도, 후안무치한 그 선배는 제 밥그릇만 신경 쓰면 그만이다. 오죽했으면, 같은 당의 '비박계' 이혜훈 의원이 1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렇게 일갈했을까.
"친박 지도부라고 불리는 소위 진박들 중에 국민들이 도저히 이분들은 용납이 안 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르게 한 분이다. 원인 제공자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을 국민한테 당했으면 이분들도 탄핵 당한 것과 똑같지 않느냐 이렇게 국민들이 생각하는 소위 8인방, 이런 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처리하는지 이런 것도 보고 저희들이 여러 가지 좀 지켜볼 일들이 더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도긴개긴'인 새누리당 친박계와 비박계 간의 전쟁을 지켜보는 일은 피로감 그 자체다. 이날 선출된 정우택 새 원내대표는 "내년에 진보좌파 정권을 반드시 막아내도록 하겠다"고 했고, 7표 차이로 진 나경원 의원 역시 정견 발표에서 "좌파에 정권 내줄 수 없다"는 발언으로 자신들의 정체성과 뻔뻔함을 다시 한 번 만천하에 공표했다. 여당 중견 정치인으로서 국정농단 사태의 공범임을 통감하고 책임감을 절감한다면 절대 내뱉을 수 없는 말들이다.
더욱이 '21일 사퇴' 약속을 1주일여 앞당긴 이 대표의 사퇴는 친박 원내지도부라는 안전판이 마련된 결과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안정망과 퇴로가 확보되자 즉각 사퇴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정치 공학' 축에도 못 끼는 이러한 1차원적인 정치인이 그간 박 대통령을 보좌하고 대표직을 맡고 여당을 이끈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도로 친박당', '박근혜 순장조의 승리'라는 비판이 거세다. 아찔하고 개탄스럽기 그지없다. 문제는 그 박 대통령과 그의 권한대행 역시 뻔뻔하고도 강력하게 민의에 저항하고 있다는 점이리라.
예견된 박근혜의 저항, 예상 밖 황교안 '광폭행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