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이 5월 12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방문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한일군사협정 등 한일 현안에서 군사대국화와 우경화의 길을 치닫는 일본만을 철저히 두둔하는 미국의 행태를 왜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인가?
주지하듯이, 일본은 과거 침략 역사에 대한 일체의 사과와 인정을 거부하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는 종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사죄 편지를 보낼 생각이 털끝만큼도 없다고 공언했다. 이러한 일본의 자세는 기회가 다시 오게 되면 또다시 이전 역사에서 자행했던 침략 범죄 행위를 그대로 재현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의 대표적 안보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한 연구원조차 얼마 전 국내 일간지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미국 일변도 안보정책에서 벗어나야 하며, 주한미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나라와 안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한미 관계는 마땅히 비대칭적 관계를 극복하여 평등을 지향하는 대칭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심지어 박정희도 자주국방을 주창하였다. 북한보다 무려 38배나 많은 국방비를 사용하고 북한 국방비가 고작 남한의 3%에 지나지 않는데도 항상 북한에 쩔쩔 매는 이상한 상황이 계속 된다면, 최소한 국방 효율성 제고라든가 국방부 재점검론이 제기되어야 상식적이지 않을까?
이미 미국의 초일극 시대가 아니다주지하듯, 미국은 전통적으로 세계 도처에서 전쟁을 수행해온 이른바 '전쟁국가'로서 무기판매에서 나머지 국가를 모두 합해도 비등할 정도로 압도적인 세계 1위를 점해왔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로 부각된 사드 배치도 기실 미국 정치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군산복합체 활동의 직접적 투영이고, 항간에서 흘러나오는 최순실-록히드 관련설 역시 그저 유언비어로 치부하기에는 도리어 그 개연성도 쉽게 부인하기 어려운 시나리오다.
사실 이전 시기의 베트남전쟁을 차치하고 최근만 해도 아프가니스탄을 비롯하여 시리아, 이라크 등 미국이 제대로 승리를 거두는 전쟁을 찾아보기란 참으로 어렵다. 부시 정부의 이라크 침공 이래 미국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은 많은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트럼프의 집권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다만 어떤 특정한 세력의 쇠퇴기에서 여전히 강성한, 아니 대단히 강력한 이미지와 힘을 지닌 것으로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박근혜 정부 말기에 그랬듯 말이다.
분명한 사실은 이미 슈퍼파워 미국의 초일극(超一極) 시대는 지나갔다는 점이다.
야당, 언제까지 계속 미국과 국방부만 쫓아갈 것인가?진보진영의 일부 논객조차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그런데 사드 배치와 한일 군사협정 체결 등 박근혜 정부가 잘못된 외교군사 정책을 강행하여 그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자국의 이익 침해에 대응하는 중국 측만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게 박근혜정부와 보수의 눈치를 보고 몸 사리는 시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각은 대부분 중국에 대한 뿌리 깊은 선입관 내지 편견으로부터 연유한다.
어찌된 일인지 갈수록 야당의 유력 후보들도 틈만 나면 전방 방문을 한다든지 안보문제만 나오면 보수와 마찬가지로 극히 보수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의 안보-종북 프레임에 너무 주눅이 들었다.
도대체 야당은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라는 '속 보이는' 원칙을 지킬 것이며 열심히 미국 눈치를 볼 것인가? 또 얼마나 더 오래 "미국인보다 미국을 더 사랑하는 모습을 매우 자주 보여주는" 국방부에 의존해나갈 것인가?
탄핵도 되었는데, 이제 겁내지 말고 기 좀 펴고 살아도 될 만하지 않은가. 미국에 대해서도, 그리고 우리의 평화에 대해서도 할 말은 하고 살자.
국민에 우선하는 안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