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자 기념관 공묘 입구
김기동
공자는 영원하다1999년 한국에서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이 출판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나라는 한국입니다. 그만큼 한국에도 공자 사상과 유학이 알게 모르게 한국 사람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미겠지요.
마찬가지로 공자 사상과 유학은 알게 모르게 중국 사람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저는 지금도 주위 중국사람이 생활하는 모습에서 공자의 모습을 자주 발견하곤 합니다.
중국에서 공자는 영원합니다. 이건 제가 하는 말이 아니고, 공자 기념관 건축물 공묘(孔廟)에 있는 말입니다. 중국 청나라 황제 중 한 사람이 공자 기념관 공묘(孔廟)를 방문하고 만세사표(萬世師表)라는 글을 써서 건물에 붙여 놓았는데 '공자는 영원히 배울 걸 알려 주시는 스승님'이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사람은 중국에서 공자 사상과 유학은 이미 수명을 다해서 중국사람 실생활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하는데, 제 주변 중국 친구들은 하나같이 철저히 공자 사상을 기반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혹시 제가 공자를 좋아하는 중국사람만 사귀어서 이렇게 말하나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제 주변 중국 친구는 지극히 평범한 중국사람들입니다. 시장 난전에서 식당을 하는 친구도 있고, 열 명 규모의 작은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도 있고, 교통경찰 친구도 있습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세계 여러 나라에 공자학당을 세우는 걸 보고 구시대 사상으로 중국사람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공자 사상을 다시 살리려 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가 보기에 공자학당은 장삿속 밝은 중국사람이 중국 브랜드를 또 하나 만든 거로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