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이 쥐에게 관심을 보이는 개
바이두
그래서 중국 사람은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는 철저히 무관심합니다. 남이 잘못되어 어려움에 부닥쳐도 무관심하지만, 남이 잘되어 돈이나 명예를 얻어도 무관심합니다. 중국에는 한국 '사돈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와 같은 속담이 없습니다.
나와 이해관계만 없다면 남이 잘되든, 못되든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일에는 아주 작은 관심도 없으므로, 주위에 알고 있는 어떤 사람이 아무리 잘 되어도 내가 괜히 부러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때는 '이런 중국 사람의 사고방식이 중국 사람을 참 행복하게 하겠구나'하는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오(好)'의 의미, '그러든지 말든지'중국 사람이 자주 사용하는 좋다는 표현인 '하오(好)'의 실재 의미를 알아보기 전에, 먼저 '연분(緣分)'이라는 단어를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에서 '연분'이라는 단어는 서로 관계를 맺게 되는 인연이 생긴다는 의미로 주로 남녀간의 만남에 사용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남녀가 정이 생기면 서로 연분이 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남녀 간의 만남 외에 동성 간의 두 사람이 우연히 다시 만나는 경우에도 '연분'이라고 합니다. 중국에서는 서로 의도하지 않았는데 다시 만나 친하게 됐을 경우 연분(중국어 발음 '위앤펀')이라고 합니다.
중국은 땅도 넓고 사람도 많기 때문에, 한 번 만난 사람을 우연히 다시 만날 확률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 사람은 처음 만나는 사람한테는 철저히 무관심합니다. 그리고 그 후에 그 사람을 계속 만나더라도 자신과 이해관계가 없는 한, 계속 무관심하게 됩니다.
중국 사람이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하오(好)'입니다. '하오'는 한국어로 '좋다'라고 번역되지만, 중국 사람이 이때 말하는 '하오'는 '당신이 그러든지 말든지'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나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니, 당신이 그런 말을 하든 말든, 그런 생각을 하든 말든, 그런 행동을 하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몇 번 만나 서로 얼굴을 익히게 되면 '하오'보다는 조금 관심을 표현하는 '씽(行)'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씽'이 '하오'보다 긍정의 의미가 강하기는 하지만 실재 의미는 역시 '그러든지 말든지'입니다.
다음으로 서로 몇 번 만난 사이이긴 하지만 아직 '꽌시'관계가 아닌 경우, 상대방이 어떤 결정을 하고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고 물으면, 중국 사람은 '메이원티(没问题)'라고 답합니다. '메이원티"는 한국어로 '아무 문제 없다'라고 번역되지만, 중국 사람이 이때 말하는 '메이원티'는 '아마도 잘 될 겁니다' 입니다.
좀 더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나에게는 아무 이해관계가 없는 일이니 나한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그 일이 잘될 지 안 될지 알 수 없으니, 당신이 좋은 대로 하세요'라는 의미입니다. 이때 말하는 '메이원티(아무 문제 없다)'는 질문 한 사람에게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의미가 아니라, 질문을 받은 사람에게 '아무 문제 없다'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니까 '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는 말이 너무 야박하니'나한테는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듣기 좋게 표현하는 거지요.
마음 속으로는 상대방의 생각과 행동이 틀렸다고 생각되어도, 나와 이해관계가 없는데, 내가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거지요. 나와 꽌시가 없는 상대방의 일이니 나는 신경 쓰지 않겠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