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성남시장이재명 시장은 인천대 시국강연에서 진보와 보수 간 대결구도의 핵심 프레임이 ‘종북’이라며, 보수정당과 보수언론이 야권에 덧씌우는 ‘종복’몰이를 극복할 수 있어야, 선거에서 야권이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갑봉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야권 내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이 14일 저녁 인천을 방문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촛불민심을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한 뒤, 대선과 개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시장은 이날 인천대학교 총학생회가 주최한 시국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황교안 대행이 대통령처럼 행세하는 것은 법학 이론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개헌 관련해서는 "국회 논의는 가능하지만, 현 시기 개헌은 부적절하다. 대선 주자들이 대선 때 로드맵을 제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시장은 우선 대선주자 중 지신의 지지율이 7주간 상승해 3위까지 치고 올라간 데 대해 "급격히 지지율이 올라서 저도 놀랐고, 신기했다. 사진찍자고 해서 길도 못 걸어갈 정도로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다"며 "저는 특별히 변한 게 없는데 국민들의 기대가 커져서 저로선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시장은 또 최근 파문을 일으킨 '반문(재인)연대' 제안 논란에 대해서는 "당내 경쟁은 경쟁인 동시에 협력이다. 후보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정권획득에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각 구성원의 역량을 최대한 강화해서 팀플레이로 역량 키우자고 한 게 오해를 불러왔다"고 해명했다.
그런 뒤 "저도 '반문연대'를 하면 표가 떨어지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나오는 이야기들은 언론에서 만든 것이다. 대중은 현명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반문연대와 관련한 비판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황교안 대행체제에 대해서는 "황 총리가 박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하지 못해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 대통령처럼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것을 국민들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대행이 대통령처럼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옳지 않다. 법을 배운 사람으로서 이론적으로도 옳지 않다. 대행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현상유지와 위기관리로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시기 개헌 부적절... 국정농단세력 순수성도 의심" 이재명 시장은 최근 여야 일각에서 개헌을 매개로 거론되고 있는 정계개편 흐름과 대선 전 개헌주장, 국회 내 개헌특위 구성 등과 관련해 "국회 내 개헌논의는 가능"하지만 "현 시기 개헌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 시장은 "개헌하는 게 맞다. 87년 체제는 군사정권과 민간정권 사이의 과도기적인 헌법체제다. 현재와 안 맞는 '낡은 옷'이니 변화를 줘야한다"며 "기본권 확대, 지방분권강화, 수직화 돼 있는 권력구조 분배 등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했다. 그는 "헌재가 탄핵을 확정하면 두 달 안에 대선 치러야한다. 그런데 개헌은 온갖 정치세력이 이해관계를 합의해야 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정치권의 이해관계로 개헌을 추진하면 국민과 정치권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며 "국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대체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만들어야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시장은 또 "집에 불이 나서 다들 불 끄고 있는데, 불도 안 끄고 '누가 곳간 관리하지'부터 논의하는 게 말이 되나? 개헌하자는 게 이와 마찬가지다. 개헌 계기와 주체, 시기가 모두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그런 뒤 "게다가 국정농단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할 기득권세력이 자기세력을 부합해 다시 기득권을 차지하려는 수단으로 개헌을 활용하려는 측면이 있다. 개헌에 대한 순수성이 의심되는 만큼 국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국회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논의하는 것은 찬성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시장 자신도 개헌에 동의하는 만큼, 대선 때 개헌 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국회가 특위를 구성해 개헌을 시간을 갖고 충분하게 논의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한 뒤, "다만, 논의를 하되 지금 개헌을 추진하기 보단, 대선 때 각 후보들이 개헌안과 시기 등 개헌로드맵을 발표해 국민들의 선택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 대선에 출마하면 저 또한 개헌로드맵을 발표하겠다"고 선언했다.
"야권, '종북몰이' 극복할 수 있을 때 이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