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국무장관에 '푸틴 절친' 틸러슨 지명 논란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미 국무장관 지명

등록 2016.12.14 07:38수정 2016.12.1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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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의 미국 국무장관 지명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의 미국 국무장관 지명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 총사령관으로 '석유 거물'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지명됐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틸러슨은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가이자 국제적인 협상가"라며 "풍부한 경험과 지정학에 대한 깊은 식견 등을 갖춘 틸러슨은 국무장관으로서 탁월한 선택"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틸러슨은 미국의 핵심적인 안보 이익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64세의 틸러슨은 텍사스 주 출신으로 텍사스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했다. 1975년 엑손모빌에 입사해 2006년 CEO에 올랐고, 미국발 금융위기 속에서도 회사의 견실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직 경험이 전혀 없지만 미국 최대의 석유기업을 경영하며 전 세계 주요 인사들과 교류해왔다. 틸러슨은 성명에서 "트럼프로부터 국무장관 지명을 받아 큰 영광"이라며 "나는 미국의 외교적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푸틴과 각별한 '친러' 인사... 인준 '불투명'

이로써 트럼프의 외교·안보 라인은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해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 강경파로 구성을 완료했다.

그러나 틸러슨은 강경파이면서도 '친러시아' 인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틸러슨이 이끄는 엑손모빌은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인 로스네프트와 다양한 사업을 합작하고 있다. 이를 위해 틸러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7년간 각별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난 2012년에는 러시아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기도 했다.


틸러슨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적대적인 대러 정책을 꾸준히 비판해왔으며, 이 때문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과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일각에서도 틸러슨의 국무장관 발탁이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구나 CIA는 최근 러시아가 트럼프의 당선을 도우려고 사이버 해킹을 통해 이번 미국 대선에 개입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린 상태여서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오르기 위해 상원의 인준을 받는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성명에서 "공직 경험이 전혀 없는 틸러슨을 국무장관으로 발탁한 것이 황당하다"라며 "트럼프의 당선을 도운 러시아에 또 다른 승리를 안겨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미·러, 새로운 '밀월 시대' 맞이할까

CNN은 "엑손모빌 CEO가 아닌 틸러슨의 개인적인 국제관계 인식은 알려진 것이 없다"라며 "(상원 인준을 통과하려면) 아시아 동맹국과의 관계와 북한 핵 문제 등 주요 외교 현안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의원들을 설득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도 "틸러슨은 국무장관으로서 결함을 가진 인물"이라며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틸러슨이 과연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에서 미국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을지 심각히 우려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적 경험과 지식이 없는 틸러슨이 국무장관에 오를 경우 부장관으로 유력시되는 존 볼턴 전 유엔 미국대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볼턴은 법무부 차관과 국무부 군축 담당 차관 등을 지낸 강경 보수파 외교관이다.

공화당은 상원에서 전체 100석 중 52석을 차지하고 있어 만약 3표만 이탈하더라도 민주당의 48석과 합쳐 틸러슨의 국무장관 인준이 부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틸러슨이 최종적으로 국무장관에 오른다면 냉전 이후 최악으로 평가되는 미·러 관계가 새로운 '밀월 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에 관심 있는 모든 파트너와 함께할 뜻이 있다"라며 "틸러슨은 실용주의적 인물이며, 이 실용주의가 상호 이익을 위한 관계 구축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도널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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