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이자 미래학자인 최윤식 박사는 베스트셀러가 된 미래예측서《2030 대담한 도전》에서 '인류 문명이 성장을 한계짓는 10가지 요인'으로 '인구 폭발, 지구 온난화, 물 전쟁,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유전자 조작의 부작용, 변종 바이러스 위기(생물학적 시한폭탄), 환경 파괴로 인한 생태 자살, 반복되는 경제위기, 종교전쟁(신新 십자군전쟁), 군비 지출과 미래전쟁, 감시사회의 부작용'을 꼽았다. 또한 '위의 10가지 문제들은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서로 연관되어 있다. 어떤 것들은 균형 피드백이 작동하면서 부작용을 상쇄시킨다. 하지만 대부분은 서로 강화 피드백 작용을 하면서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윤식
또한 같은 책에서 조지오웰의 <1984>를 인용하면서 "ICT등의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이 조지 오웰이 예측한 '감시사회'가 현실이 되지 않을까"라고 걱정하지만 "ICT가 발달한다고 해서 감시사회가 도래하지는 않는다"라고 짚었다. 기술 자체만으로는 감시사회가 출현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리고 "감시사회는 기술이 아니라, 필자가 제시한 미래 위기를 관리하는 데 실패하면 나타나는 필연적 현상"이라며, 위의 시스템 맵에서 볼 수 있는 인류 문명의 쇠퇴의 악순환 고리가 작동하게 되고, 그 가운데 최첨단 기술의 주도권이 강력한 독재자에게 주어진다면, "이 모든 기술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빅 브라더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시무시한 관찰자가 되어 냉혹한 눈과 귀들을 통해 모든 것들을 보고" 들을 수도 있다는 경고를 던진다.
IT전문가가 대통령이 되는 시대가 온다면필자는 얼마 전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에서 '2016 미래학 워크숍'이라는 이름의 미래학과 미래예측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 후 가진 뒷풀이에서 요즘 어느 술자리에서나 안주로 등장하는 '박근혜 게이트'와 관련된 얘기를 하던 중, 스타트업에 재직 중이라는 한 참가자가 이렇게 말했다.
"요즘은 정말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IT업계 종사자가 아니면 이걸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철수 의원이 다음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우리의 삶에서 IT기술의 중요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이 때를 생각해봤을 때 필자도 그 분의 의견에 동의하는 부분이 조금 있었다.
하지만 정치인 안철수가 대통령이 됐을 때 어떤 세상일지는 상상하기가 어려웠다. 또한 그 분의 이런 말을 듣고, 필자는 이런 생각을 해봤다. 만약에 박근혜 대통령이 IT전문가였다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아마 국정원이 저지른 잘못들이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필자가 이해하고 있는 현재 정보기술의 수준은 최고권력자가 마음만 먹으면 아주 많은 것들을 통제할 수 있고, IT업계에서도 권력 분산의 형태인 '블록체인(Blockchain security technology)'이 주목받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지금 시민들이 요구하는 '권력 분산'이 되지 않으면, 위에서 말한 감시사회의 부작용으로 미래의 위기들을 더 앞당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박근혜 게이트' 때문에 사회전반과 국정에 커다란 차질이 빚어지고 있어서 혼란스러운 상태다. 필자와 뒷풀이에서 대화를 나눈 스타트업 종사자처럼 '다음 대통령'을 생각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고, 더 멀거나 가까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마도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게이트'같은 사태가 또 일어나질 않길 바라고,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필자는 최근에 이와 관련해 이슈가 되었고 정치 스타트업 와글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시민의회 대표단'구성이 바로 지금까지도 한국 정치의 문제로 남아있는 '권력 집중'을 해결하는 '권력 분산'으로 가는 첫걸음이었다고 생각한다.
19일에 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었던 '시민의회 대표단'은 비록 누리꾼들의 반발로 중단되었지만, 필자가 참석한 '4차 산업혁명과 개인정보(프라이버시)의 미래' 세미나에서의 핵심 주제인 '개인정보보호법률 세분화'가 시행되고, IT업계에서 혁신적이라 평가받는 '블록체인'기술의 '권력 분산'기술이 다른 기술들에도 적용되고, 여러 미래학 서적에서 강조하는 '감시사회의 부작용'이 방지되려면 IT전문가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자신의 권력을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정치 시스템이 존재해야만 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시스템이 존재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조지오웰이 <1984>를 통해 경고하는 '빅브라더가 지배하는 사회'와는 정반대되는 사회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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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미래학을 기반으로 한 미래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회는 어떻게 변하는가'라는 질문을 가지고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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