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제 사장이 집마당으로 옮긴 사진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형
필름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로, 또 스마트폰으로 진화한 지금이야 자기가 자기를 찍고, 음식도 찍고 그렇게 필름값 걱정없이 밥먹듯이 사진을 찍어대는 세상이지만….
지나온 시대엔 돌, 입학, 졸업, 환갑, 영정. 출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기념이 되는 날에만 사진관에 가거나 사진사를 불러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한세기 동안 인간사 희노애락을 풍경으로 담아냈던 사진관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충남 예산군내 몇 곳 남지않은 사진관 중 면소재지에서 50년 넘게 간판을 걸고 있는 곳이 있다. 광시에 있는 미림사진관이다. 6일, 그 곳으로 달려가 김인제 사장(75)을 만났다.
"18살 때 중학교 그만두고 사진기술을 배웠어. 없어서 공부하기 힘든 시절이었거든. 마침 아는 형이 사진기술을 가르쳐 줬는데 그게 평생직업이 됐지."52년째 사진사로 외길을 걸어온 김 사장이 청년시절 기억을 더듬는다.
공주에 있는 탄천사진관에서 기사로 근무하다 고향인 청양 정산면으로 와 현대사진관을 열었다. 그의 나이 스무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