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빈곤 워킹맘시간빈곤 워킹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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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간 빈곤의 가장 큰 원인은 장시간 일하는 우리네 조직문화 때문에 남녀 모두 육아에 쏟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과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가구 구조 변화에 따른 엄마의 육아 부담 가중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예전에 비하면 기계의 발달이나 복지제도의 개선으로 일하는 환경이나 육아 상황이 훨씬 좋아졌습니다. 그럼에도 시간 빈곤에서 탈출하려면 국가의 지원이나 사회적 변화를 기대하기보다 개인의 변화를 도모하는 편이 빠르죠. 저는 이 사실을 올해(2016년) 초에 읽은 <타임 푸어>(브리짓 슐트)라는 책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우리보다 복지수준이 높은 선진국의 기자가 쓴 책이라 혹시 시간 관리에 어떤 비결이 있을까 기대했던 것과 달리 개인의 변화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아 책을 덮으며 조금은 우울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회사 일이나 가사, 육아에 휩쓸려 나 자신을 내려놓지 않는 방법을 찾아가며 조금씩 천천히 균형을 찾는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올바른 시간의 관리, 효율적인 공간의 관리, 현명한 돈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새삼스럽지 않은 결론을 얻은 거죠. 그나마 사회의 틀이나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나 자신, 나를 둘러싼 조건을 변화시키는 것이 조금 더 쉬운 일이니까요.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제가 선택한 타임 푸어(시간 빈곤자) 탈출 방법은 새벽 시간 및 출퇴근 시간 활용과 가사도우미 서비스 이용, 아이들 시간표 관리입니다.
먼저 새벽 시간 활용입니다. 위의 시간표에는 제가 잠자는 시간을 오후 10시 이후로 표시해뒀지만 쌍둥이 남매가 함께 자기를 원하는 날에는 10시 전에라도 종종 잠자리에 들곤 합니다. 일찍 자는 것을 활용해서 수면시간을 평균 7시간쯤 확보합니다.
대신 주 중이나 주말에 상관없이 저는 매일 오전 4시 50분에 일어납니다. 좀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고 싶지만 체력적으로 무리였고, 더 늦은 시간에 일어나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적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책도 읽고 글도 씁니다. 온 가족이 주중보다 한 시간씩 늦게 일어나는 주말에 홀로 일찍 일어나면 좀 더 넉넉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의 활용은 교통수단이 오로지 지하철인 저만의 노하우인데요. 지하철에서는 무조건 책을 읽습니다. 가끔은 책을 읽다가 그대로 잠들기도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흥미로운 이야기에 잠이 달아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왕복시간 중 2시간 정도를 온전히 책 읽는데 사용하면 일주일 동안 감춰진 10시간을 발견할 수 있게됩니다. 저의 개인 돌봄 시간이 65시간에서 75시간으로 늘어나는 거죠.
두 번째는 가사도우미 서비스 이용입니다. 일주일에 2회 반나절 동안 청소, 설거지, 빨래 등 일체의 집안일을 도움받습니다. 그래서 설거지를 제외한 빨래나 청소는 정말 일주일에 두 번만 하고 삽니다. 조금 지져분해도 참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고, 매일 입는 속옷 정도는 넉넉하게 8세트 정도 구비해둡니다. 주말에는 베란다나 화장실 청소 일부, 분리수거, 장보기와 요리를 합니다. 보통 장보기는 인터넷 배달 서비스를 좀 더 이용하는 편이지만 한 달에 한 번쯤은 눈으로 보고 구입해야 하는 것들도 삽니다.
세 번째는 아이들의 시간표 관리입니다. 아이들이 엄마 아빠가 없는 동안 스스로 할 일 목록을 적어두고 실천하게 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친정부모님의 도움이 있기 때문인데요.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면 주중에 엄마 아빠가 없는 동안 목록대로 할 일을 다 한 다음 노는 시간, TV 보는 시간을 가지게 하고 엄마 아빠가 퇴근해서 집에 있는 동안은 온전히 책을 읽어주거나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는 시간으로 사용합니다. 주말에는 일정 시간 함께 책상에 앉아 일주일간의 학습을 점검하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