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라벨.
심혜진
전자제품엔 '에너지 이용 합리화법'에 따라 몇 가지 정보를 표시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라벨'을 붙여야 한다. 라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등급 숫자다. 같은 에너지를 이용해 얼마나 많은 효과를 낼 수 있는지에 따라 '1'부터 '5'까지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1등급 제품은 최하 등급인 5등급 제품에 비해 30~40% 전기를 적게 사용한다. 전기료 부담이 적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에 유리하다. 하지만 1등급 제품은 대체로 값이 비싸다.
등급 아래쪽엔 다양한 정보가 표기된다. 전력소비량과 1시간 사용 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대부분의 가전제품에 공통으로 표기되는 정보다. 여기에 식기세척기는 1인당 1회 세척물 사용량을 1.2리터로 한다는 정보를, 진공청소기는 미세먼지 방출량을 추가로 제공한다.
라벨에는 친절하게도 제품별 전기요금도 적혀 있다. '45,000원/년', '7,000원/년' 이렇게 기간별 금액이 적혀 있는데, 엄마네 집에 적당해 보이는 전기난로에는 무려 '202,000원/월'이라고 나와 있었다. 고작 석영관 두 줄로 된 작은 히터인데, 어떻게 하면 전기요금이 한 달에 20만 원이 넘게 나온다는 걸까.
금액 산정기준을 보면 답이 나온다. 제품별로 가동시간 기준이 다르다. 냉장고는 24시간, 텔레비전 하루 6시간, 에어컨 하루 7.8시간, 전기밥솥 월 36.5회, 세탁기 월 17.5회를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전기장판과 전기온풍기, 전기난로는 모두 하루 8시간 기준이다.
난로를 하루에 8시간씩, 그것도 전열과 온풍을 최대로 사용했을 때 한 달에 20만 2000원이 나온다는 이야기이다. 전기요금 폭탄이다. 그러니 하루 서너 시간, 적당한 세기로 사용해야 감당할 수준의 전기요금이 나올 것이다.
따뜻하게 겨울을 나는 것도 결국 '정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