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놓은 국정역사교과서 현장 검토본에서 기독교 관련 언급은 기존 검인정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19년 만세운동 당시 학살사건이 일어난 경기도 화성 제암리 교회는 제암리로만 쓰기도 했다.
교육부 현장검토본 화면 갈무리
고등학교 교과서의 경우 기독교 관련 언급은 207쪽, 218쪽, 230쪽에 나온다.
"국내에서는 1919년 1월 고종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독살설이 퍼지면서 한국인들의 울분이 고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천도교계와 기독교계가 서로 연합하여 독립 만세 운동을 준비하였고, 여기에 학생들과 불교계가 참여하면서 전국적인 대규모 만세 운동을 계획하였다.""1920년대 전반 여성들은 남녀 차별 해소와 가부장적 관습 철폐를 위해 노력하였다. 이들은 각종 강연회를 열어 여성 계몽활동을 전개하였다. 1920년대 중반에 들어 민족주의 계열은 조선 여자 기독교 청년회(YWCA) 등을 중심으로 여성의 교육과 계몽 활동을 전개하였다.""민족주의 세력은 신간회를 계승할 새로운 민족 단체를 결성하고자 노력하는 한편 천도교와 기독교 등 종교계를 중심으로 농촌 사회의 희생을 위해 협동조합 중심의 농촌 운동을 전개하였다."이 밖에 국정교과서는 1919년 만세운동을 서술하면서 '경기도 화성 제암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고 해 학살이 일어난 장소인 '제암리 교회'를 명시하지 않았다.
보수 기독교계는 내심 기독교 관련 비중이 늘어나기를 원했다. 그러나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에서 기독교 관련 언급은 미미한 수준이다. 더구나 검정교과서에 비해 분량이 줄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상명대 역사학과 주진오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주 교수의 양해를 얻어 일부를 인용한다.
"농민운동에 조선기독교청년회(217쪽)와 여성운동에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218쪽)가 언급되고 있다. 특히 '종교계의 민족운동'에서 신사참배 강요와 반대운동이 제시된다. 하지만 이는 검정교과서에도 다 있던 내용이고, 차이가 있다면 '주기철 등이'(주기철 목사는 신사참배를 거절했다 투옥돼 옥사했다 – 글쓴이)라고 실명이 들어간 것이다. 분량은 (검인정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요약하면 국정교과서는 보수 기독교계의 희망과는 어긋나는 결과물이다. 이제 현장검토본이 공개되기도 전에 '국정교과서를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던 보수 기독교계가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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