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버스 뒷 모습. 차량번호까지 중국인이 좋아한다는 숫자 '8'로 등록하는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황금버스는 중국인이 좋아한다고 알려져 있는 숫자 '8'과 황금색을 사용해 외관을 꾸몄다. 중국인 맞춤형 시티투어버스인 셈이다. 그만큼 제주도와 관광협회는 중국인 개별 관광객 증가에 따라 저절로 이용객들도 늘어날 거라 기대했다.
기대는 현실과 달랐다.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통계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108만4000여 명에서 올해 10월말 현재까지 271만6000여 명으로 2.5배 이상 증가했고,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중 86%를 차지할 정도다. 하지만 황금버스 이용인원은 여전히 1대 당 3명이 안 된다(관련 기사 :
제주시티투어 황금버스는 놀라울만큼 '썰렁'하다). 탑승객이 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광 전문가에게 물어봤다.
장례차량? 형무소차량? 우중충하고 갑갑한 겉모습전문가들은 중국인이 선호한다는 황금빛으로 꾸민 외관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중국인들은 대형 구조물의 경우, 차이니즈 레드(chinese red)라고 하는 붉은 색 계통을 선호합니다. 휴대가 가능한 화장품 정도 크기의 물건일 경우에 황색을 선호합니다. 중국인을 타깃으로 했다면 붉은 색으로 했어야죠."취재를 통해 알게 된 놀라운 사실은 중국인이 황금색을 무조건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박시사 교수는 "황금버스 색깔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깔이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애초에 황금버스를 도입할 때부터 중국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황금버스 개발에 참여했던 제주관광대학교 카지노경영과 윤영국 교수는 "버스 외부를 칠한 금색 페인트는 황금하면 떠오르는 빛나는 색상이 아니라 우중충한 느낌"이라며 "언뜻 보면 장례차량 같아 보이기도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황금버스'라는 브랜드에 무리하게 맞추려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는 폐쇄적인 구조도 문제다.
박시사 교수는 "안이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아 마치 죄수를 운반하는 형무소 차량 같다"라면서 "아름다운 자연 경관 때문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제주의 이미지와 부합하지 않는 갑갑한 구조의 시티투어버스를 좋아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