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전설이 깃들어 있는 노적봉이 유달산 앞에 우뚝 솟아 있다.
정만진
그에 비하면, 이순신 장군의 노적봉 전술은 승리를 일구어 내었다는 점에서 차원이 다르다. 또, 금성산 노적봉의 1/10 수준 높이밖에 안 되는 해발 60m 바위산이라는 데에도 큰 차이가 난다. 결론은, 적이 얕잡아본 조문국 왕에 비해 이순신 장군은 왜군들이 너무나 두려워 해온 불세출의 영웅이었기 때문에, 왜소한 노적봉으로도 목포에서 적을 물리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목포시청 누리집이 간략하게 요약해서 소개하고 있는 노적봉 전설을 읽어본다.
'노적봉은 해발 60m의 바위산에 불과하지만 왜적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의 호국혼이 담겨 있다. 정유재란 때 12척의 배로 불가능해 보였던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고 전열을 재정비하는 동안 조선의 군사와 군량미는 턱없이 부족하여 바로 왜적이 쳐들어온다면 함락될 수밖에 없는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때의 노적봉은 아주 큰 역할을 하였다. 유달산 앞바다에 왜적의 배가 진을 치고 조선군의 정세를 살피고 있을 때 이순신 장군은 노적봉을 이용하여 위장 전술을 펼쳤다. 노적봉 바위를 이엉(볏짚)으로 덮어 마치 군량미가 산처럼 많이 보이게 하고 새벽에 바닷물에 백토를 풀어 밥 짓는 쌀뜨물처럼 보이게 하여 왜군들이 군사가 많은 줄 알고 스스로 물러나게 하였다. 이러한 일이 있는 후로 이 봉우리를 노적봉이라 부르게 되었다.'유달산 노적봉은 생김새가 마치 대장군의 얼굴처럼 생겼다. 노적봉 꼭대기의 울퉁불퉁한 암석 능선은 마치 대장군이 머리를 뒤로 젖히고 하늘을 향해 포효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노적봉은 유달산 중턱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마주보며 서 있다. 장군의 동상이 응시하고 있는 바다 쪽 내리막 중턱에 노적봉이 불끈 솟아 있고, 그보다 한참 아래 바다에서 왜적들이 산더미처럼 쌓인 조선군의 군량미를 쳐다보고 있는 광경이 자연스레 연상되는 풍경이다.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노적봉에서 내려와, 계단을 올라 장군의 동상을 바라보며 올라간다. 장군은 금세라도 긴 칼을 뽑아들 듯한 자세로 약간 비스듬한 자세로 서 있다. 동상 받침돌에는 '忠武公(충무공) 李舜臣(이순신) 將軍像(장군상)'이라는 아홉 글자가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