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에 응한 양평청소년 새행동 회원들. 오른쪽부터 성다훈씨, 노윤정씨, 전다현씨, 강진형씨, 정재하씨.
박장식
- 양평군 내에서 있었던 집회 중 최대의 규모였다. 양평군 청소년이 7천여 명 정도인데 600명이 나왔으니 약 10분의 1이 집회에 나왔다. 역사를 새로 쓰신 셈인데...전다현: 그렇게 많이 올 줄 몰랐다. 전날까지 친구들이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꽤 걱정했었다. 규모가 커진 건 정의당 양평군위원회에 계시는 분들의 도움 덕분이었다.
노윤정: 군내 중고등학교 학생회 친구들에게 참여를 독려하는 연락을 했었다. 중학교 학생회 친구들은 오겠다, 참여 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시 전화가 와서 '포스터를 붙이려고 했는데, 학교에서 떼라고 했다', '개인으로서는 괜찮은데 단체는 힘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 참여가 저조할까 우려했는데, 많이 참여해줘서 놀랐다.
정재하: 양평이 워낙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집회는 그럼에도 청소년들이 정치적 의식을 내보일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한 일이 아닌가 싶다.
강진형: 지난해 국정 교과서 반대 집회 때는 100여 명 정도가 모였는데, 보호해주겠다는 이유로 경찰차가 여러 대 서 있었다. 이번 시위 때는 앞에 집회를 도와준 경찰 외에는 별로 안 오셨다. 이제는 이런 집회를 열어도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리고 양평군이 보수적인 지역으로 유명하지만, 이곳 청소년들의 힘을 보여주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전날까지 잘 될까 걱정을 많이 했다.
- 원래는 이게 첫 질문인데.(웃음) 성급하게 역사를 새로 썼다니 어쩌니 하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자기소개 몇 마디 해 주셨으면 좋겠다. 전다현: 양평고등학교 3학년 전다현이다. 이번 집회 때 사회를 봤다. 사회나 정치에 관심이 있어서 '양평청소년 새행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노윤정: 앙평고등학교 3학년 노윤정이다. 이번 집회 때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 연락하여 참여를 독려하는 홍보부장을 맡았다. 학교에서도 사회 동아리 등에서 활동했었고, 국가에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단순히 누군가를 탓하기보다는 친구들과 자세한 의견을 말해야 바뀐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참여하게 되었다.
성다훈: 앙평고등학교 예비 고3 성다훈이다. 보조 사회자를 했었다. 이번 집회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집회이다 보니, 청소년이 조금 더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지면서, 친숙해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참여하게 되었다.
정재하: 고등학교 3학년 정재하이다. 혼자 지평고등학교에 다닌다. 이번 집회 때는 보조MC를 맡고, 우리 학교 밴드부를 데려와서 나도 드럼스틱을 잡고 직접 공연도 했다. <우주를 줄게> 같은 요즘 인기 있는 노래를 개사해서 청소년들이 좀 더 즐기고 공감하게끔 하는 집회를 만들고 싶었다.
강진형: 양평고 3학년 강진형이다. SNS 관리와 홍보 포스터 제작도 하고, 카드뉴스도 만들고, 대회 현장에서 화면도 틀고, SBS에서 만든 패러디 영상도 틀고, MR도 조율하고... 그냥 간단히 총괄했었다. 학생들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떳떳하게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 집회를 열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집회를 여는 과정에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있었던 일들을 말해주셨으면 좋겠다.전다현: 원래 우리가 수능 끝나고 축제 하듯이 시국에 대해 말하는 대회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의당 양평군위원회에서 같이 집회를 하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우리가 청소년이 주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역제안을 해서 이렇게 집회를 열게 된 것이다.
행사를 앞두고 집회 홍보 포스터를 학교 게시판에 붙여놨는데, 이날 학교 측에서 떼라고 명령을 내리셨다. 다음날 이유를 여쭤보니 '불법 게시물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셨다. 사실 다른 게시물이나 광고 포스터도 부착되어 있었는데... 이 '정치적 게시물'은 떼야하며 그것이 정치의 중립이라고 말씀하셨다. 이 과정에서 징계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학교에서는 가만히 있는 것이 '정치적 중립'이라고 하셨는데, 동의하지 않는다.
노윤정: 부모님께 집회를 연다고 말씀드렸는데, 아버지가 꽤나 걱정을 하셨다. 자식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걱정하셨는데, 막상 행사가 끝나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진행은 잘 했는지 등의 관심을 보이셨다. 어머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응원해주셨다. 버스 정류장에 포스터를 붙인 날에는 갑자기 정류장 뒤 옷가게 주인이 나와 손을 내미셨다. 그때 혼내려는 건가 싶어서 잔뜩 긴장했는데, 그 분이 '우리 가게에도 붙이겠다'라며 포스터 몇 장을 달라고 했다. 이런 분도 계시는구나... 하면서 감동했다.
성다훈: 현장 스태프를 모집했는데, 대부분 반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이 양평 군내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다녔는데, 어른들이 먼저 다가와 가져갔다고 하더라.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뿌듯했다. 그 친구들이 현장에서는 촛불도 나눠주고, 방석도 깔고, 뒷정리도 하고, 안내지도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