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문성고 진로캠프
김환희
점심시간. 2학년 여학생 몇 명이 찾아와 다짜고짜 물었다. 그런데 아이들 표정이 워낙 진지하여 무슨 큰일이라도 생긴 줄만 알았다.
"선생님, 지금 학교를 그만두면 어떻게 돼요?""그게 무슨 말이니?""그리고 고등학교 1학년으로 다시 돌아갈 방법은 없나요?" "……"
순간, 남은 기간 열심히 하여 그간의 성적을 만회할 생각은 않고 단지 2학년 1학기 때까지의 내신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갈 방법을 묻는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모름지기 최근 발표되는 고3 선배들의 입시 결과를 지켜보면서 아이들은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리고 대학입시에서 내신 성적의 중요성을 알고 그 방법으로 학교를 자퇴하고 다시 고등학교에 다닐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나를 찾아온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의 말이 맹랑하게 들렸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되었다.
우선, 대학입시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주문하였다. 그리고 이번 수시모집에서 좋지 않은 내신에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몇 명의 고3 선배의 예를 들려주며 포기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믿기지 않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 한 아이는 지금까지(2학년 1학기)의 내신 성적이 좋지 않다며 검정고시로 대학에 갈 방법에 대해서도 꼬치꼬치 캐물었다.
아이들 생각이 일시적일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남은 입시에 벌써 불안해하는 눈치였다. 한편, 늦게나마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은 것에 후회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기말고사가 남아있는 터라, 포기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재차 주문하며 아이들을 교실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