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오월> 홍성담 "'죽은' 광주에 작품 안 건다"대통령 풍자를 이유로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에 걸리지 못한 <세월오월>의 홍성담 작가가 이번 광주비엔날레는 물론, 작품활동을 하는 동안 "'죽어버린 광주'에 자신의 작품을 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홍 작가는 2014년 8월 24일 광주 북구 광주비엔날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뜻을 전했다.
김우리
- 여러 혐의로 김종 전 차관은 구속은 되었지만, 윤 시장은 문화계에 역풍을 맞았다.
"문화의 도시 광주의 자존심이 확 구겨지고 말았다. 광주가 어떤 곳인가. 총칼에 굴복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곳이다. 돈 몇 푼 때문에 무릎 꿇은 시정을 어떻게 용서 하겠나. 정치적인 외압은 시간이 흐르면 잊힐지 모르지만 문화 탄압은 그렇지 않다. 외압에 굴복하고 표현의 자유를 탄압한 시장이라는 꼬리표가 평생 따라 다닐 거다."
- 윤 시장에게 할 말은?"공식적으로 사과를 해야 한다. <세월오월>과 철수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해야 한다. 그리고 상처받은 문화예술인들을 불러 마음을 어루만져 줘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외압에도 굴복하지 않고, 예술표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문화 선언을 공세적으로 주도하면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게 리더로서 역할이다."
박근혜 허수아비를 그린 까닭 <세월오월> 작품이 전시 거부된 이유는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 때문이었다. 결국 <세월오월>은 나라 밖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2014년 9월 필자는 <세월오월>이 대만 국립성공대학교에서 최초로 전시되는 현장과 이를 기획한 서승 교수를 취재하기 위해 현장으로 날아갔다(관련기사 :
광주에서 쫓겨난 <세월오월>, 결국 대만으로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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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성담 <세월오월> 허수아비대통령 설명 2014년 9월19일.대만국립성공대학교.'동아시아,인간중심의문화창조-홍성담미술세계전'초대전(일본리츠메이칸대학,서승 교수기획)에서 작가와 대화를 하고 있는 영상i ⓒ 박건
전시 둘째 날, 홍 작가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작가 특유의 재담을 섞어 흥미롭게 이어 갔다. 한국에서 문제가 되었던, 박정희와 김기춘이 조정하는 박근혜 허수아비 모습을 가리키며 이야기 했다.
"아버지의 망령에 사로 잡혀있는 운명의 노예입니다. 같은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참! 가련하고 불쌍한 여인입니다. 정말 백치같은 여자입니다." "그래서 그런 자신의 운명에 대해서 화가 나는지, 자신에게 분노하는 얼굴 모습에 제가 닭똥같은 회한의 눈물을 그려 넣었습니다."2년이 지난 지금, 그 그림은 '국민 공감' 그림으로 다시 떠오르게 되었다. <세월오월>은 홍 작가가 총감독을 맡고 주필이 되어 그렸다. 많은 시민과 작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토론을 거쳐 밑그림을 잡아 갔다.
작업에 참여한 작가와 단체는 아티스트협동조합, 파견미술가, 시각매체연구소, 여성주의 미술가, 광주의 젊은 작가, 재한 일본 비평가, 타이완 작가 등 60여 명이다. 광주시에서 지원한 돈은 5천만 원이지만 작가가 사비를 더 들여 축제같은 분위기에서 그렸다. 민주적인 토론과 협동 채색, 음식과 술, 노래와 흥겨운 시민 참여 마당이 곁들여진 점도 다른 작품의 제작 과정과 다른 <세월오월>이 갖는 특별한 점이다.
홍 작가의 최근 작품 몇 점을 더 감상해보자. 아래 그림은 <내 몸은 바다> 연작 중 하나로 <청와대의 밤>이다. 세월호 아이들이 파도가 되어 대통령에게 쳐들어가 따지는 모습이다. 세월호 이후, 박근혜의 정서와 내면 심리는 어떨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얼굴 형상은 작가 자신의 형상과 중첩시켜 놓았다. 홍 작가는 "양날의 칼"을 말했다. "박근혜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도 보게 된다"고 했다. "상대를 벨 수 있는 풍자정신과 함께 작가 스스로도 성찰의 마음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