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홀 섬 가르시아 헤르난데스 바랑가이의 안티폴로초등학교(옆문 입구쪽). 1930년에 설립된 이 학교에는 94명 어린이들이 다니고 있는데, 멀리 1시간 남짓 걸어서 오는 어린이들도 있다.
박영대
필리핀 보홀 섬, 가르시아 헤르난데스 바랑가이의 안티폴로 마을에는 전교생이 10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초등학교가 있다. 11월 12일 오전 6시 세부 항에서 여객선으로 보홀의 타그빌라란 항까지 약 2시간 남짓, 다시 승용차편으로 1시간 남짓을 이동한 끝에 안티폴로초등학교에 도착하였다.
아담한 정문 바로 안쪽에서는 1주 전에 시작했다는 교실 신축공사가 한창이었다. 오래된 안티폴로 나무가 유독 많아 마을 이름도 안티폴로인 작은 산골의 학교 학생 수는 모두 94명, 교실 수는 6개, 교사 수는 교장 포함 5명이다. 이 학교가 세워진 때는 1930년, 필리핀이 스페인(1571~1898년)에 이어 미국의 식민지(1898~1946년)로 있던 시절이다. 엘리트 양성을 위해 소수의 사립중등학교와 대학교만 세웠던 스페인과는 달리, 미국은 식민지 필리핀의 마을마다 학교를 세우고 영어교육 등 대중교육을 도입하였다. 물론 식민통치의 수단이었다. 안티폴로초등학교도 이때 세워진 셈이다.
안티폴로초등학교 교실 신축 공사비를 긴급 지원한 곳은 필리핀 사회복지부 공인 NGO <Kalahi-CIDSS>이다. 학교 건물에 대한 지원은 거의 하지 않는 단체라고 했다. 이 단체가 교실 신축을 지원한 것은 그만큼 이 학교 사정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이 학교의 교실 건물은 총 4동, 가장 큰 건물이 교실 3개의 본관이고, 나머지는 모두 교실 1개씩의 독립 건물 3개이다.
그나마 1개는 나무로 골격을 세우고 야자 잎으로 벽과 지붕을 이은 임시건물이다. 본관 건물은 지은 지 40년이 넘었는데, 2013년 지진(강도 7.2)의 영향으로 서서히 붕괴가 진행되는 상태이다. 신축 교실은 본관을 대신할 교실로서 지진과 태풍에 견딜 수 있도록 지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