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지난 10월 17일 경주 지진 발생 이후 학교 지진 대피 훈련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석포여중을 찾았다.
정민규
- 최근 경주 지진과 태풍 등 학교 안전 문제가 중요해졌다. 대책은? "'안전한 학교가 행복한 학교다'는 말처럼 학생들의 학교생활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 교육청은 지진으로 인한 학교현장의 혼란을 예방하고 현장의 초기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진 종합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특히, 현재 명확한 기준이 없어 학교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의 귀가 여부를 진앙 기준 규모 5.0 이상으로 정하고 지진이 발생하면 모든 교육활동을 중단하고 학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후 귀가시키도록 했다.
올해 초 마련한 '학교안전사고 예방 기본 계획'에 따라 학교시설물 내진 보강공사와 석면텍스 교체사업 등 안전 관련 사안에 예산을 증액 편성하는 등 재난과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해마다 3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향후 10년 이내에 내진보강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앞으로 모든 교육활동계획을 수립할 때 반드시 학생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포함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초기 대응력을 높일 계획이다."
- 취임 이후 현장 행보를 강화해왔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학교 현장이 있나?"경주 지진 발생 이후 석포여중에 가서 불시에 지진 대피 훈련을 진행했다. 지진 대피 매뉴얼이 얼마나 잘 진행이 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거였다. 그런데 학생들이 대피를 하고 나니깐 교사들이 휴대전화를 학생들에게 나눠주더라.
통상 수업 전 학생들 휴대전화를 모두 거두는데 급하게 대피하면 휴대전화가 없으니 학생들이 당장 가족과 연락할 방법이 없다는 게 매뉴얼에서는 빠져있었던 거다.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청의 매뉴얼을 보완해 수업이 없는 선생님 모아놨던 학생들 전화를 들고 나왔던 건데 우리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거였다. 현장에서 직접 살펴보지 못했다면 우리 역시 간과하고 넘어갔을건데 학교 현장에서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에 솔직히 감동했다."
- 일부에서는 개혁적일 것이란 지지층의 기대에까지는 못 미친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제가 교육감에 취임한 이후 급격한 변화를 기대했던 분들도 계시고, 반면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와 학교현장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는 변화와 혁신에 있어서 속도보다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가시적인 성과보다는 합리적이고 점진적으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해 왔는데, 이에 대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부산교육이 확 바뀔 것을 기대했던 분들은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교육은 현장의 요구나 역량에 맞춰 갈 수밖에 없다. 교육에는 이념적 또는 정치적 잣대로 보수와 진보를 구분 짓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을 위해 어떤 정책이 필요하고 그런 정책을 어떻게 제대로 추진해 나갈 것인가가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지역사회 모두가 책임감을 느끼고 해나가야 할 일이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는 더 많은 학교를 방문하는 등 현장 밀착형, 현장 중심의 정책으로 좀 더 속도감 있게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념적 논리에 연연하지 않고 대다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정책들을 합리적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촛불집회, 역사·시민의식 키울 수 있는 기회"- 특히 최근까지도 학교 비정규직노조와 갈등을 빚어왔는데 해결 방안은 없을까?"부산시교육청 관내에 있는 학교 비정규직은 모두 50개 직종, 1만여 명에 이른다. 직종이 다양한 만큼 요구사항도 많은 게 사실이다. 비정규직 문제는 전국 모든 시도교육청의 현안이다. 근본적 해결방안은 정부, 즉 교육부 차원에서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한 해결방안이 나오지 않아 안타깝다. 우리 교육청은 교육 실무직원들도 교육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직원인 만큼 교육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접근하고 있으며, 참여와 소통을 통해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하여 점차 가능한 범위 안에서 처우를 개선해 나가도록 할 생각이다. 특히 학교 현장의 갈등 해소를 위해 구성원 모두가 화합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 교육 실무직원의 정기전보, 전보협의회, 연수 또는 워크숍을 통해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등 교육 실무직원의 고충해소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학교비정규직 노조와 성실히 협의하고, 불합리한 근로 관행은 개선하는 등 교육실무직원들에게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 최근 시국과 관련해 부산에서도 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이 많다. 이를 어떻게 보나?"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집회에 참여하는 걸 보는데 하라 마라 하기는 어렵다. 초등학생은 부모 손을 잡고 나오고, 중·고등학생도 언론을 통해 상황을 판단하고 나오고 있다.
수능이 끝나면 시험을 마친 고3 학생들이 대거 나오지 않을까 우려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통제할 수는 없다. 학교에 공문을 내려보내서 애들 못 나오게 하라 이런 건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다. 학생들이 역사의식이나 시민의식을 키울 수 있는 하나의 기회일 수도 있는 만큼 잘 인도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남은 임기 동안 펼칠 정책은?"이제 교육감의 전반기 임기가 끝나고 후반기 임기가 5개월째 되어 간다.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에는 더 많은 학교를 방문하는 등 현장 밀착형, 현장 중심의 정책으로 좀 더 속도감 있게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고자 한다.
정착단계에 있는 '토의・토론수업'에 교육과정과 연계한 독서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운영해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력 신장은 물론 미래 핵심역량인 소통과 협력, 창의적 사고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이 자연스럽게 체화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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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준 부산교육감 "속도감 있게 변화·개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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