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안은 엄마, 박정희 구미 생가앞 '퇴진하라' 1인 시위'박정희 전 대통령 99주년 탄신제'가 열린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생가 입구에서 어린 아기를 안은 한 구미시민이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조정훈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99주년을 기념하는 탄신제가 14일 오전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와 기념공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됐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1인 시위를 벌이다 폭행을 당하는 등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 추모제례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부터 박 전 대통령 생가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던 40대 여성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등 10여 명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박사모 회원들은 이 여성을 향해 "부모도 없고 할아버지도 없느냐"며 "어디 남의 잔치에서 이런 짓을 하느냐"면서 고함을 지르고 손가락질을 했다. 일부 회원은 손으로 피켓을 찌르며 욕을 했다. 급기야 피켓을 빼앗으려다 여성의 뒤통수를 손으로 때렸고 경찰은 이 여성을 보호 차원에서 구미경찰서로 데려갔다.
1인 시위를 하다 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근에 사는 주민이 달려왔고, 이어 1인 시위를 진행했다. 15개월 된 아이를 안고 나온 신아무개(35)씨는 "인터넷 카페에서 1인 시위하는 여성을 폭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도움이 될까 해서 나왔다"며 탁상달력에 '박근혜 퇴진'이라고 손글씨를 써서 들었다.
신씨는 "구미가 보수적이라고는 하지만 젊은 엄마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다"며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나왔는데 나한테 욕하는 건 참을수 있지만 아이에게 험한 욕을 해 속상해서 눈물이 나왔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40대의 구미시민이라고 밝힌 정아무개씨는 이하 작가가 그린 박근혜 풍자그림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정씨는 "너무 빨리 나오다보니 피켓을 준비하지 못해 이하 그림을 들고 나왔다"며 "생각이 다르더라도 이렇게까지 막무가내일 줄 몰랐다"라고 말했다.
▲ 박전대통령 추모제 앞에서 1인시위하다 싸움 ⓒ 조정훈
보수단체 회원들 1인시위자 피켓 빼앗고 뺨 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