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이 찾던 서울 근교 신당서울 근교에서 신당을 운영하는 70대 여성 무속인 A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최순실이 가끔 찾아와서 내가 굿을 해줬다"고 말했다. 사진은 신당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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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최순실이 여기 한참 다니다가 작년 봄부터 딱 끊었다"며 "다니다가 안 오고 또 다니다가 안 오고, 절에 가기도 했던 것 같다. 열심히 다녔어야 하는데…"라고 부연했다.
A씨 신당은 산 중턱에 임시로 마련돼 시설이 열악한 편이었다. 천신각, 용궁, 서낭 등으로 구성된 누추한 신당에는 신도들이 바친 쌀이나 과일, 사탕을 몰래 먹으려는 야생 들짐승이 들락거렸다.
그 위치는 지도에 표시되지 않고, 내비게이션으로도 찾을 수 없었다. 거액의 헌금을 요구하는 호화로운 도시형 신당과는 거리가 멀었다.
A씨는 "초하룻날에 쌀을 한 번씩 갖다 바치면 내가 기도를 해주고, 7만원을 더 내면 초를 켜준다"며 "굿은 한 번에 150만 원인데, 음식 차리고 법사 쓰고 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돈을 벌어먹으려는 그런 마음이 없다. 돈을 많이 안 받는다. 성의껏 하라고만 한다"며 "최순실은 한 200만 원도 내고 300만 원도 내고 그랬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당을 청소하던 한 신도는 "여기는 믿는 사람이 오지, 안 믿는 사람은 안 온다"며 최씨가 자주 들렀다고 귀띔했다. 낯선 외부인을 경계하던 다른 신도도 "요즘에는 안 온다"며 과거 최씨 방문을 인정했다.
최씨의 이혼한 남편 정윤회씨가 역술인 이세민씨를 종종 만나 개인적인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결국, 최씨 부부가 모두 무속인이나 역술인에 의지했던 셈이다.
다만, A씨는 최씨 본인이 무당이라는 세간의 의혹은 틀렸다고 주장했다.
A씨 신당 터는 기운이 좋고 영험하기로 유명해 다른 지역 무속인들이 돈을 내고 굿을 하러 오는 곳으로 전해졌다. 그래서 최씨 자신에게도 신기(神氣)가 있었는지 물었으나 A씨는 고개를 저었다.
A씨는 자신이 내림굿을 해준 '신아들'이 7∼8명이라고 자랑하면서도, 최씨가 신내림을 받은 무당은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무속 신앙을 가지고 기도와 굿을 청했을 뿐이었다는 것이다.
최씨의 부친 고 최태민씨는 영생교 교주로 활동하기 전 무당 노릇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A씨는 "거기도 가짜"라고 손사래를 쳤다. 최씨 일가 중에 정통 무속인은 없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