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분노, '박근혜는 퇴진하라!'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이 타고 있다.
이정민
이 와중에, 청와대는 "엄중하다"는 표현을 썼다. '100만 광장'의 민의를 엄중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논평이 나왔다. 안타깝게도, 번역기가 필요했던, 아니 최순실의 도움을 받아 대한민국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려고 했던 박근혜 대통령과 한치도 다르지 않은 현실 인식이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던 그 '최순실 옆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 말이다.
'엄중하게'는, 엄중하게 불필요하다. 광장의 그 뜨겁고도 드높은 '분노의 평화'를 직접 체험하지 못한 말이다. 12일 광장에서 맹활약한 김제동의 말마따나, "종편에서 하루 종일 떠드는" 그 정치평론가들이 절대 알 길 없는 그 민의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은 2선 후퇴도, 거국내각도, 책임총리도 아니다. 엄중하게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혹은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그 광장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13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에 "탄핵소추 검토 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100만 민심을 받들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 위한 법적, 정치적 절차를 제대로 밟아야 한다는 촉구인 셈이다.
국민의 요구가 그러하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의 상황만 봐도 답이 나온다. 대선주자 중 '박근혜 퇴진'의 목소리를 드높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 상승폭을 보라. 12일 저녁, 광장에 나온 시민들이 청계광장을 찾은 이 시장의 이름을 연호하는 광경은 분명 생경했다. 하지만, 그것이 민심이다. 역시나 '박근혜 하야'를 가장 빠르게 선포하고, '블랙리스트 문화예술인'들을 지지하고 나선 박원순 시장도 마찬가지다.
더 이상 미적지근하게 '정치공학'이나 '역풍'을 고려할 시기가 아니다. '변호인 시국선언'과 같이 현실적이고 다각적으로, 정치권이 박근혜 퇴진의 방법론을 실천해야 할 때다. 국민들의 요구가 그러하다. 역사적인 투쟁의 보람도 없이, 정치권의 내부 거래와 그 정치공학으로 시민들의, 국민들의 열망을 제쳐버렸던 6.10 항쟁의 교훈을 되새길 때다. 초등학생도 말하는 "박근혜 퇴진", 더 늦출 수 없다. 한국 사회 재변혁의 초석을 지금, 우리가 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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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및 작업 의뢰는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취재기자, 현 영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서울 4.3 영화제' 총괄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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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도 아는 100만의 의미, 국민의 요구는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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