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만명이 외치는 "박근혜 퇴진"지난 5일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내려와라_박근혜 2차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10여만명의 시민, 학생, 노동자, 농민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대단하다. 아무리 기억을 곱씹어봐도 이는 전례가 없는 일이다. 여론조사 내용을 조금 더 세밀히 들여다보면 100% 국민대통합이 바로 코앞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서울에서의 지지율은 6%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은 93%다. 인천·경기는 5% 대 93%, 대전·세종·충청은 7% 대 78%, 대구·경북 은 9% 대 89%, 부산·울산·경남은 5% 대 90%를 기록했다. 강원, 광주·전라는 놀랍게도 0%다.
연령별로는 19~29세는 긍정 0%, 30대는 3% 대 93%, 40대는 3% 대 93%, 50대는 6% 대 90%, 60대 이상은 13% 대 82%를 기록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은 거의 전 지역과 전 연령대에서 90%에 가까운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는 지역과 세대, 계층은 물론이고 그 넘기 어렵다는 이념의 장벽까지 깨트린 결과다. 놀라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망국적인 지역 감정과 이념 갈등, 세대와 계층 갈등에 시달려온 대한민국사가 완전히 새롭게 쓰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능할 줄만 알았던 국민대통합의 빗장을 열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이다. 생각할수록 진기한 일이다. 집권 기간 내내 독선과 독단적 국정 운영을 고집하며 분열과 갈등의 유발자로 비춰지던 박 대통령이었다. 그런데 다른 누구도 아닌 박 대통령으로 인해 국가와 민족의 오랜 숙원이었던 국민대통합이 이루어질 줄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기막힌 역설이자 아이러니다.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수십만개의 촛불이 타오를 예정이다.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당시 인원이었던 70만명(경찰 추산 8만명)을 웃돌 것으로 보여 역대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될 전망이다. 어디 광화문광장 뿐이랴. 전국 곳곳에서도 대규모 촛불이 동시다발적으로 켜질 것이다. 분열하고 시기하고 반목했던 사람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하나가 되고, 지역, 이념, 세대, 계층을 뛰어넘어 한 몸으로 움직이는 감동의 물결이 펼쳐지는 것이다.
앞서 여론조사가 국민대통합의 정도를 수량화해서 보여주었다면 수많은 국민들이 결집할 광장의 촛불은 이를 더욱 구체적이고 확증적으로 드러내 줄 것이다. 촛불집회를 통해서 국민대통합의 세기와 밀도가 보다 입체적으로 표출될 것이라는 의미다. 우리는 이 장면을 반드시 기억해 후대에 전해주어야 한다. 국민들이 서 있게 될 그 곳이 바로 국민대통합이 실현되는 역사의 현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대통합.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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