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중고생 "박근혜 퇴진"지난 5일 오후 중고생들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때 '미친소 너나 먹어'라며 광화문으로 뛰쳐나온 학생들과도 차이가 있다. 광우병 파동 때의 학생들은 적어도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을 표명하거나, 정치적인 요구를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박근혜 퇴진 집회'에 참석하는 학생들은 당당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 및 하야'를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정치의식을 일깨운 것은 아이러니 하지만 박근혜 정권 자신이다.
학생들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이 나라가 정치가, 대통령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자각을 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대구 여학생 자유발언'으로 인터넷을 달군 한 여고생은 "박근혜 정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위안부 합의, 세월호참사 등 말도 안 되는 정책과 대처로 국민을 농락해 왔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 영상을 놓고, 보수 성향의 지인은 "설마, 그 학생이 그런 문장을 직접 써서 낭독했겠어, 누군가 대신 써준 것을 읽었겠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도 박근혜 대통령과 그 주변 인사들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든다.
하지만 그것은 오판이다. 인간에게는 직관이라는 것이 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는 순간, 인간은 시각과 청각 등의 감각을 동원해 사태를 주시한다. 급기야 관련 정보를 수집해 분석하고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과연 중고등학생들이라고 해서 직관과 통찰력이 없을까.
3.1운동과 4.19 등 역사가 증명하고 있듯이 중고생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젊고 뛰어난 감각을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학생들을 인정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오는 11월 12일 광화문 일대에는 사상 최대의 민중이 모일 것으로 예상 된다. 어쩌면 이들 중 적지 않은 숫자는 중고생들이 자치할 지도 모른다. 부디 박근혜 대통령이 이들의 목소리를 헛되이 듣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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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님, 12일 전에 여기를 꼭 가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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