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방문한 박 대통령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8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을 만나기 위해 국회 본청에 도착하고 있다.
남소연
이 지점에서 외치, 즉 외교·국방을 계속 박 대통령에게 맡겨야 하는지 따져 보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업무 자체의 특성 그리고 한반도의 지정학정 위치나 현 정세를 감안해 보더라도 박 대통령은 속히 외치에서 손을 떼야 한다. 무엇보다 더민주 등 야권은 외교·국방에서 대통령을 배제시키는 데 정치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먼저 외교 측면에서 살펴보자. 외교는 각국 국민을 대표하는 정부 사이에서 이뤄지는 정치 행위다. 과거 절대군주가 군림하던 18세기나 19세기와 달리, 지금은 대부분의 국가가 대의제 민주주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군주가 통치하는 국가도 없지 않지만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을 뿐 실제적 권한은 의회와 내각이 행사한다. 이런 점을 감안해 본다면, 어느 나라든 정부의 지지기반이 취약하면 외교 무대에서 제대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제 아무리 강대국이라고 해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은 제1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강대국의 지위를 얻었다. 미국은 여세를 몰아 국제연맹에 가입해 국제문제에 개입하려 했다. 당시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은 국제연맹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부정적이었다. 여론 역시 윌슨의 국제주의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고립주의, 즉 '유럽의 분쟁에 휘말리면 안된다'는 정서가 강했기 때문이다. 이에 윌슨은 직접 나서 국민을 설득하려 전국을 순회하다 그만 뇌졸중으로 쓰러지고야 말았다. 미국 없는 국제연맹은 유명무실 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더 큰 비극을 낳은 원인이 됐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1월 첫째주 5%까지 추락했다. 전통적 지지기반이던 대구·경북의 지지율도 한 자리수를 기록했다. 지지기반이 궤멸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외신, 연일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대서특필 최근 <가디언>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르 몽드> BBC CNN NHK 등 주요 외신들은 최순실 국정농단을 연일 대서특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를 인용한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아버지 최태민과 특별한 관계를 맺었다. '한국판 라스푸틴'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자신이 세운 신흥종파를 영세교라고 불렀다. 1975년 그는 박근혜에게 돌아가신 어머니의 영혼과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특혜를 받았다. 그의 영향력은 점점 커졌다. 2007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대사관의 외교 전문에는 최태민이 당시 박 대통령의 '몸과 마음을 완벽하게 지배'하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 <르 몽드>"박 대통령은 비선실세, 부당이득 등에 얽힌 소문, 심지어 섹스 등 TV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스캔들에 휘말렸다. 한국판 라스푸틴과 '팔선녀'라 불리는 수상쩍은 모임에 관한 이야기도 나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산업화를 이뤄낸 독재자의 딸 박근혜는 말 많고 탈 많은 자신의 임기 중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다."- <워싱턴포스트>"한국 검찰은 지난 달(10월) 26일, 최순실의 자택 등을 압수 수색했다. 이 사건은 박 대통령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다. 최씨 부녀와의 연결고리야말로 박 대통령이 숨기지 않으면 안 되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기에 정권 차원의 금기다." - <산케이>외신들의 어조는 한결같이 냉소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최순실이 박 대통령의 뇌를 조종하는 만평까지 실었다. 이런 와중에 박 대통령의 외교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트럼프 시대가 열렸다... 지금, 박근혜로는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