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비정규직 휴게실
이희종
직고용되면 좋지만, 국회의원이 몇 번 떠든다고 되겠느냐? 결국, 생색내기 아니냐? 하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래도 시급한 것 몇 가지라도 고쳐보자고 설득했다. 이야기 끝에 임금과 복지 수준을 높이는 것 중심으로 현실적인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지적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한 시간 남짓 이야기하고 나니 커피가 한잔 나온다. 세분의 마음이 풀렸는지 표정도 부드러워졌다. 30분이 더 지나니 "우리 지역구 의원도 관심 없는데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는 말도 나온다.
강원랜드 노동자들 휴게시설을 한번 둘러봤다. 남녀구분도 안 되는 좁은 휴게실, 휴게시설이 부족해 화장실 입구 청소도구 두는 곳에서 의자 하나 두고 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식었던 나의 정의감이 다시금 불타오른다. 이것만이라도 반드시 해결해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10월 4일 국정감사 현장에서 김종훈 의원은 강원랜드 사장에게 외주 하도급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질의를 했다. 강원랜드 사장도 '가능한 최대한 노력하여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국정감사가 끝나고 질의 동영상을 노동조합에 보내드렸다.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왔다. 나도 이러저러하게 노동운동, 시민운동을 해왔다. 늘 느끼지만, 현장 사람들을 만나야 초심을 잃지 않는다. 답은 늘 현장에 있었다. 그래서 나도 참 고마운 강원도 나들이였다.
며칠 전부터 강원랜드 외주 하도급 업체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노동조합에서 연락이 자주 온다. 국정감사 기간도 아닌데, 최순실 때문에 의원실이 바삐 돌아가는 이때, 강원랜드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현장을 찾을 결심을 하기는 정말 힘든 일이다. 하지만 11월 3일, 그래도 나는 다시 강원도 행 기차를 탔다. 나는 고맙게도 발목이 잡혔다.
"여러분은 앞으로 수많은 선택의 길에 서게 될 것입니다. 절박하게 도움을 요청하는 어려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이 있는 현장의 지원요청과 나중에 세액공제라도 도움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 투쟁현장 사이에서 어디를 가야 할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김종훈 의원실에서 은수미 전 의원 초청 강연회를 열었을 때 은수미 의원이 했던 말이다. 국회로 많은 노동조합이 찾아온다. 각종 입법현황과 민원이 국회의원에게 전달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지는 정규직 노동자들보다 열악하다. 하지만 국회의원에 대한 로비는 거의 못한다. 작은 노동조합들에게 국회의 문턱은 오히려 높다. 지금은 정치가 그들을 찾아가야 한다. 그런 의원실이 늘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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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의원이 뭐하려 강원도에..." 이 말에 버럭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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