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읽는 고시조> / 글쓴이 임형선 / 펴낸곳 채륜 / 2016년 10월 15일 / 값 18,000원
채륜
<이야기로 읽는 고시조>(글쓴이 임형선, 펴낸곳 채륜)에서는 중얼중얼 읊어도 좋고, 달달 외워가며 새겨도 좋을 고시조, 교과서를 통해 배우고 독서를 통해 접했던 이런 고시조와 저런 고시조에 배어있는 역사적 배경과 문학적 요소까지를 두루 풀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에게도 사랑이 있었습니다. 정치도 있었고 자연과 풍경을 즐기는 풍류도 있었습니다. 사랑이 있으니 사랑을 읊은 시조가 있었고, 정치를 풍자하는 시조, 풍류를 읊은 한량 같은 시조도 있었습니다.
책에서는 황진이 하면 떠오르는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정몽주 하면 떠오르는 '이 몸이 죽어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사육신인 성삼문이 읊은 '이 몸이 주거가셔 무엇이 될꼬 하니' 등 30여 편의 고시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려 말 정권을 뒤흔든 신돈
구름이 무심 無心탄 말이 아마도 허랑하다.중천에 떠이셔 임의任意 단니며셔구태야 광명光明한 날빗츨 따라가며 덥나니 - 153쪽.공민왕 때, 25살이던 이존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신돈의 패행을 보다 못한 이존오는 상소를 올리다 결국 벼슬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위 시조는 이존오가 벼슬에서 물러나며 잘못된 현실을 한탄하며 읊은 시조입니다. 이 시조를 풀어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먹구름이 아무 생각 없이 떠다닌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는 말이다.②하늘 한가운데 떠 있으면서, 제멋대로(임의로) 흘러 다니면서③일부러 밝은 햇빛(광명한 날빛)을 따라다니며, 그 밝은 빛을 덮고 가려 어둡게 하는구나. 이 세상을 어둡게 하는구나.여기서 먹구름은 간신배 신돈을 가리키고, 밝은 햇빛은 평화로운 고려를 말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요사스럽기만 하던 신돈도 결국에는 역모죄로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600여 년 전 읊은 시조이지만 신돈을 가리키던 먹구름을 최순실로, 고려를 가리키던 햇살을 대한민국을 가리키는 햇살쯤으로 해석하면 시공을 초월해 현실을 풍자하는 닮은 꼴 시조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중얼중얼 읊은 고시조는 세상만사를 에두르는 문학적 수사이고, 고시조 속에 담겨 있는 뜻은 시공을 초월하는 현실적 풍자이고 수사니 사랑도 정치도, 자연과 풍경 또한 자전과 공전을 거듭하는 씨줄과 날줄입니다.
이야기로 읽는 고시조
임형선 지음,
채륜서,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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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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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 정권 희롱하던 신돈, 시조로 풍자한 젊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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