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 시루봉 바위 곳곳에 낙서가 되어 있다.
윤성효
창원 진해구 시루봉 정상에 있는 시루바위(해발 653m)에 낙서가 심하다. 사람 이름과 학교 명칭 등이 수십개 새겨져 있다.
이름 옆에는 연도로 추정되는 숫자까지 새겼다. '2016'이라는 숫자가 있어, 올해 낙서를 한 것으로 보인다.
2005년 12월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해병대전우회' 회원들이 이곳에 새겨져 있던 낙서를 지우는 작업을 했지만, 그 이후 또 낙서가 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2005년 이전에는 페인트로 쓴 낙서가 많았다. 지금은 페인트로 인한 낙서는 없고, 주로 끌과 정 등 도구를 이용해 바위를 파내고 새긴 게 대부분이다.
시루봉 정상에 우뚝 솟은 시루바위는 일명 '시리바위', '웅암', '곰바위', '곰메' 등이라 불린다. 높이가 10m, 둘레가 50m 정도다.
조선시대 명성황후가 순종을 낳은 후 세자의 무병장수를 비는 '백일제'를 이곳에서 올렸다고 전해진다.
시루바위는 신성시되고 있다. 등산객들은 시루바위를 한 바퀴 돌며 소원을 빌기도 한다.
6일 시루봉에 오른 한 등산객은 "시루봉 꼭대기에 있고,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바위인데 낙서를 많이 해놓아 안타깝다"며 "무슨 생각으로 이런 바위에 낙서를 해놓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등산객은 "한 사람이 먼저 해놓으니까 옆에 다른 사람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더 이상 낙서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시청 관계자는 "시루봉에 낙서를 해놓아 골치다. 낙서를 없앨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