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소환 관련 기사
한겨레,조선일보 캡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드디어(?)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검찰에 출석할 때부터 피의자치고는 굉장히 고압적인 자세였습니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관련 질문을 받자 기자를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정청래 전 의원은 트위터에 "우병우 눈으로 기자를 쏘다"라며 "검찰에 소환당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대신 질문하는 기자를 째려보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습니다. 정 전 의원은 "건방이 하늘을 찔렀으니 하늘이 노할 것이다"라고 했지만, 우 전 수석의 건방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조선일보가 찍은 사진을 보면 우 전 수석은 검찰 수사 도중 팔짱을 끼고 있으며 검찰 직원의 극진한 예우를 받고 있었습니다. 특히 본격적인 수사를 받기 전에는 수사팀장인 윤갑근 고검장실에서 차 대접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15시간 검찰 조사 도중 휴식을 취하며 검찰 직원들과 담소까지 나누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검찰 수사는 말 그대로 '황제 소환'에 불과했습니다. 도대체 우병우는 어떻게 이런 극진한 대접을 받을 수 있었고, 여유롭게 웃기까지 할 수 있었을까요?
① 고검장이 친구? 윤갑근 고검장과 우병우는 사법연수 동기우병우 전 청와대민정수석에게 차를 대접한 윤갑근 고검장은 우 전 수석과 사법연수원 동기입니다. 사법연수원 동기라 무조건 친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 연결고리가 존재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윤회 문건 수사'를 '국기 문란'으로 규정했습니다. 윤 고검장은 당시 대검 반부패부 부장으로 근무하며 "정윤회씨와 핵심실세인 대통령 3인방의 국정농단은 없었다"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오히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문건 유출'로 기소하기도 했습니다.
정윤회 문건 수사 발표 이후 우병우 당시 민정비서관은 민정수석으로 승진했고, 윤갑근 당시 대검 강력부장은 반부패부장이 된 후 동기 중에서는 가장 먼저 '고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승승장구했던 동기들이 만났으니 차 마시며 담소를 나눌 여유가 있었던 걸까요.
②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 우병우 횡령 등의 수사만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 조사를 받으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의혹 수사라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닙니다. 우 전 수석은 가족회사 '정강'의 비리와 횡령, 의경으로 복무 중인 아들의 특혜 의혹만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수통 수사로 잔뼈가 굵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횡령'(가족회사 정감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로 유용)이나 '공직자윤리법 위반'(공직자 허위 재산 신고), '직권 남용' (의경 복무 중인 장남 운전병으로 근무하도록 경찰 영향력 행사) 등은 커다란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검찰의 기소 내용을 사전에 알고 그 부분만 회피하거나 반박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예측하건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나중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를 받더라도 모든 혐의를 부인할 것입니다. 청와대 민정수석이 모를 리 없는 상황이지만, 그의 해명은 검찰 조사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