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하는 청중들. 기독교회관 조에홀을 200여 청중이 가득 채웠다.
청실
이 책은 1년을 그렇게 헤매다가 결국 도서출판 말 최진섭 대표를 만나 비로소 출간되게 된다. 총 388페이지의 기록. 이것에 대해 북콘서트에 패널로 참여한 통합진보당 이상규 전 의원은 원래보다 훨씬 줄어든 내용이라고 말했다.
"원래 문 작가님이 보여주신 초고는 400페이지를 훌쩍 넘겨 500페이지 가까이 됐던 책이에요. 워낙에 방대했던 사건이어서 그럴 수밖에 없었죠. 그걸 진짜 핵심은 하나도 안 버리고 잘 정리해서 다시 줄여주셨어요."
이상규 전 의원은 또 이렇게 덧붙였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울었어요. 갇혀있는 동지들, 그리고 고생했던 가족들 생각에 울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당사자였기에 더 그런 감정이 들었을 것이다. 그럼 제 3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봤을까?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 탐사보도로 유명해진 <한겨레> 신문 허재현 기자는 무엇보다 작가의 철저한 성실성에 큰 점수를 주었다.
"내가 다행으로 생각하는 건 이 책이 어떤 한 '진영의 논리'를 담은 책이 아니라는 거예요. 이 책은 무엇보다 '저널리즘'적으로 봤을 때 훌륭한 책이에요. 수많은 관련자들을 꼼꼼히 인터뷰 했고 방대한 자료들을 망라했어요. 사건이 났을 때 저는 이석기 의원을 인터뷰 해보려고 정말 많이 노력을 했는데, 바로 그 인터뷰가 3년이 지난 지금 이 책을 통해 정말 훌륭히 재현된 것이라고 생각해요."또 진실을 추구하는 저널리스트로서 허재현 기자는 청중들에게 "이 사건을 실제로 조작해내는데 큰 역할을 했던 소위 '국정원 협력자'로 알려진 이성윤씨를 반드시 추적해서 진실을 밝혀내겠다"는 포부를 밝혀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참석자들은 또 '내란음모 사건'에 관해 이야기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스스로를 '민주주의자'라고 칭한 허재현 기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종북은 토론의 대상이지 처벌의 대상이 아닙니다. 우리는 민주주의의 암흑기 속에 살고 있습니다. 책을 보다가 참 좋은 문구 찾았습니다. 1953년 국회 본회의 속기록에 나온 말입니다. 60년 전 한 국회의원이 이런 얘기를 합니다. 대체 어느 정도를 (내란)선동이라고 할 거냐. 국회의원이 연설해도 선동인가? 이 애매한 규정으로 국민의 민의가 심각하게 침해받을 수 있다. 내란죄를 제정하면서 내란선동죄 삭제하자는 얘기였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60년 전 주장되었던 그 이야기, 그걸 못하고 있습니다."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의 당사자였으며 지난 9월 27일 출소한 김근래씨 역시 담담하지만 분명하게 말했다.
"이 사건이 정권에 의해 기획된 탄압이고 진보세력이 피해자인데 공안몰이가 강하다 보니 피해자들이 죄인같이 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죄의식으로 살아야 하고 죄의식 없다고 비정상적인 취급 받았습니다. 통합진보당은 죄인들이 모인 집단이 되었구요. 비정상의 세월이 3년의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피해자라는 객관 사실을 인정하는 첫 출발점입니다. 거기서부터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는 출발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문영심 작가는 내란음모 사건의 정치적 함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란음모 사건은 사문화되었던 국보법 7조 이 부분을 초헌법적 위치로 끌어올린 사건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자기 검열을 강화시킨 극적인 계기였어요. 그 사건이 가져온 효과가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사건의 중대함을 깨닫고, 소위 종북몰이에 당하는 것을 더 이상 계속하지 않도록 모두가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런 날이 과연 올까.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이 무너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누가 상상했을까? 상상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이 미래다. 그리고 그 상상 못할 미래가 어떨지는, 계속 꿈꾸고 상상하는 누군가가 만들어야 하는 몫이리라.
이날 북콘서트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 인터뷰를 했던 청년들의 율동 공연, 문영심 작가가 사는 강원도 양구 이웃 주민의 피아노 연주로 더 풍성하게 진행되었다. 진실을 찾는 목소리는 이후에도 계속된다. 문영심 작가의 북콘서트는 11월 18일 순천, 11월 24일 대구, 11월 27일 원주에서 연이어 진행된다.
이카로스의 감옥 -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진실
문영심 지음,
도서출판 말,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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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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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내란 음모 사건, 잘못되었다 왜 말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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