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교양>은 지대넓얕(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으로 유명한 채사장의 3번째 책이다.
웨일북
<시민의 교양> 저자 채사장은 그 이유를 경제구조에서 찾습니다. "교육 문제의 본질은 경제체제"라고 단언합니다. 일자리의 양과 소득격차 수준이 다르기에 두 나라의 교육은 이렇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덴마크는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보장됩니다. 한국처럼 치열하게 경쟁할 필요가 없죠. 소득격차도 적습니다. 계층뿐 아니라 직업 사이에도 격차가 크지 않습니다. 돈을 더 많이 준다고 변호사나 의사를 선택할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기본적인 삶이 보장됩니다.
학생과 부모 모두 교육에 목맬 일이 없으니 정부도 성과 중심의 교육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학업 성취도와 학생 행복도를 교환하는 게 가능한 겁니다. 실제 덴마크는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는 PISA(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연구)에서 언제나 하위권에 머뭅니다. 한국의 학생 행복도는 꼴찌(2013년, 64개국 중 64위)지만 PISA에서 1, 2위를 다투는 것과 대비됩니다.
해결책을 찾기 위한 기초체력, '시민의 교양'
이렇듯 교육과 경제의 상관관계를 이해한 후엔 교육정책을 보는 시각도 달라집니다. 한국 경제구조에 비춰 어떤 교육정책이 맞을지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나 정치인의 단편적인 교육정책을 비판할 수 있게 됩니다. '시민의 교양'을 갖추게 되는 겁니다.
이때 어렴풋이 아는 것으론 부족합니다. 교육과 경제, 둘 사이를 분명하게 연결지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민의 교양>은 이를 도와줍니다. 세상을 조금 단순화하되 큰 그림을 볼 수 있도록 해줍니다. 책을 읽고 나면 교육-경제뿐 아니라 경제-인구, 직업-노동, 세금-정치 등 여러 관계가 손에 잡히도록 다가옵니다.
'시민의 교양'은 우리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기 위한 기초체력입니다. 덴마크가 지금처럼 선망의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시민의 교양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해결책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유연안정성 개념이 그 예입니다.
덴마크에선 기업이 노동자를 쉽게 해고할 수 있어 채용에도 적극적입니다. 그러나 노동자는 해고돼도 불안해하지 않습니다. 해고된 뒤 최장 4년 동안 이전 월급의 90%를 실업수당으로 받는 덕입니다. 유연안정성 덕분에 일자리 창출이 쉬워졌고 이는 더 여유로운 교육시스템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물론 유연안정성 모델은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높은 세율과 포괄적인 복지가 자리 잡아야 가능한 제도이기에 한국에 바로 적용하긴 어렵습니다. 우리에게 더 맞는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가 겹겹이 쌓여있어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은 요즘입니다. 큰 그림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시민의 교양이 필요한 때입니다.
ps. 시사와 정치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다면 '직업, 교육, 미래' 파트만 읽으셔도 좋습니다.
시민의 교양 (반양장, 초판표지)
채사장 지음,
웨일북,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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