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하는 최순실'비선 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60)씨가 30일 오전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발 브리티시에어웨즈 BA 017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또 검찰은 "오늘은 최씨를 소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씨의 법률대리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내가 수사 담당자에게 '최씨가 건강이 좋지 않고 장시간 여행, 시차 등으로 매우 지쳐있으므로 하루 정도 몸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혐의자를 그냥 풀어준 것이다.
최씨가 청와대 기밀자료를 미리 받아봤다는 의혹을 제기한 고영태씨와 이성한씨의 경우와는 완전 딴판이다. 검찰은 이들 두 사람을 귀국 즉시 신병을 확보했으며, 이틀이 넘도록 검찰청에 붙잡아 두고 조사를 했다.
최씨는 명백한 중대 범죄자다. 그런데도 검찰은 공범들과 입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거나 혐의사실을 은폐-축소할 수 있는 시간을 내줬다. 눈물겨운 배려다. 이런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하겠단다. 어느 쪽이 검찰의 진짜 모습일까? 청와대 압수수색은 국민과 언론에게 보여주기 위한 기획된 '쇼'에 불과해 보인다.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정씨를 둘러싼 혐의도 가볍지 않다. 이화여대 부정 입학 및 부정 학사관리, 재벌기업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 등 제법 굵직한 혐의가 있다. 하지만 검찰은 최씨가 딸을 빼돌려 놓고 입국한 것에 대해서는 문제 삼지 않을 분위기다. 딸을 보호하려는 최씨의 의도에 맞춰 검찰이 무언의 협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최씨 변호인의 발언 역시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씨와 관련된 각종 혐의와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 "상상을 초월하는 의혹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것 자체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한다. 최씨에게 제기된 의혹들이 지나치게 부풀려 있는 데다, 언론이 과장된 보도를 하고 있다는 항변으로 들린다. 최씨 변호인의 자신만만함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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