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엔 나도 산티아고 걸어볼까?

[남자찾아 산티아고 번외편]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부터 여행후유증까지 ①

등록 2017.01.02 17:21수정 2017.01.0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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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찾아 산티아고 번외편  인생의 여름방학, 순례길을 즐기는 법
남자찾아 산티아고 번외편 인생의 여름방학, 순례길을 즐기는 법 정효정

2015년 9월과 10월 산티아고 순례를 하고, 2016년 6월부터 12월까지 오마이뉴스에 <남자찾아 산티아고>(☞클릭 연재 페이지 가기)라는 글을 연재했습니다. 연재의 마무리 의미로 많은 분들이 가고 싶어하는 산티아고 순례길 정보를 정리해 봅니다. - 기자 말

산티아고 순례길. 성 야고보의 유해가 묻힌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가는 800km의 길이다. 이 길은 오늘날은 수많은 여행자가 찾는 세계적인 도보여행길이 되었다. 서점에는 연일 산티아고에 관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전혀 인기 있으리라 생각지도 않던 산티아고 관련 영화가 몇 만 관객을 가뿐히 돌파한다.


용서의 언덕에서 매년 23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 사람들은 대체 왜 이곳으로 향하는 걸까?
용서의 언덕에서매년 23만명의 사람들이 찾는 산티아고 순례길, 사람들은 대체 왜 이곳으로 향하는 걸까?정효정

사실 실제로 그곳을 걷기 전에는 '저길 저렇게 걸어서까지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혀를 차는 이른바 '냉담자'였다. 하지만 작년 9월 '남자를 찾는다'는 다소 황당한 목적으로 장난반 진담반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본 후, 그 길의 매력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다.

남자를 찾는 것에 대해선 지난 연재에서도 밝혔지만, 유니콘을 잡으러 가는 정도의 황당한 시도였다. 하지만 그런 개인적 실패에도 산티아고 순례길의 매력은 변하지 않는다. 그 길을 걷고자 하는 이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산티아고 순례길의 준비부터 여행 후유증 치료까지 한 번에 정리해보았다.

맘에 드는 남자를 찾아 떠난 800km의 길  차라리 유니콘을 찾는 게 나을 뻔 했다
맘에 드는 남자를 찾아 떠난 800km의 길 차라리 유니콘을 찾는 게 나을 뻔 했다정효정

1. 산티아고 여행 준비
산티아고 순례길은 국내에서는 보통 '산티아고'라고 불리지만, 공식명칙은 '성 야고보의 길'이라는 뜻인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다. 현지에서는 보통 '카미노'라고 한다. 스페인어로 길이라는 뜻이다.

- 계절과 루트
가장 우선 고려해야할 것은, 계절과 루트다. 대부분의 시간을 바깥에서 활동하니 만큼 계절이 중요한데,  보통은 4~6월, 9~10월을 가장 활동하기 편한 시기로 본다. 가장 순례객이 몰리는 시즌은 7~8월이다. 하지만 이 시기는 사람이 너무 몰리다보니 숙소 잡기가 힘들다. 겨울순례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데, 겨울에는 알베르게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고 또 인적이 드물다보니 늘 주의하며 걸어야 한다.

가을의 산티아고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걷게 된다
가을의 산티아고끝없이 펼쳐진 포도밭을 걷게 된다정효정

산티아고로 향하는 루트는 다양하지만, 가장 대중적인 루트는 프랑스길이다. 장점은 많은 사람이 찾는 만큼 정보가 많고 편의시설이 잘 구비되어 있다. 단점은 많은 사람이 찾기에 번잡스러운 감이 있다.


‧프랑스 길 : 프랑스 국경마을인 생장피데포드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800km를 걷는다.
‧북쪽 길 : 프랑스 국경마을 이룬에서 출발하여 북부의 해안선을 따라 약 815km를 걷는다.
‧은의 길 : 스페인 남부 세비야에서 아스트로가까지 북진한 후 산티아고까지 약 1003km를 걷는다. 
‧포르투갈 길 :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산티아고까지 약 606km를 걷는다.

프랑스길에서 만나는 부르고스 대성당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트레킹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기는 길이다
프랑스길에서 만나는 부르고스 대성당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트레킹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를 함께 즐기는 길이다 정효정

프랑스 길에서 만나게 되는 도시 폰페라다 템플기사단의 요새를 방문해볼 수 있다
프랑스 길에서 만나게 되는 도시 폰페라다템플기사단의 요새를 방문해볼 수 있다정효정

- 준비물


루트를 정하고 항공권을 샀으면, 이제 짐을 쌀 순간이다. 순례길의 짐은 당연히 가벼워야한다. 짐이 무거우면 순례가 아니라 고행이 될 것이다. 물론 현지에서 짐을 다음날 도착지로 미리 보내는 택배 서비스(Donkey Service)를 이용할 수 있기도 하다. (1회 5~8유로) 

필수 : 배낭, 등산화, 경량침낭, 우비, 바람막이(방한복), 의류(속옷, 양말, 상하의 각 두 벌씩),  슬리퍼, 세면도구, 선크림, 선글라스, 빨래집게, 상비약 (두통약, 감기약, 바늘, 실, 알코올, 밴드) 
선택 : 등산스틱, 전자제품(카메라 등), 한국 음식재료(라면스프, 고춧가루 등), 가이드북(가이드 어플), 와인오프너, 헤드랜턴, 귀마개, 세탁용 가루세제(액체세제) 등

배낭을 쿠션삼아 쉬고 있는 순례자 순례길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배낭과 등산화다.
배낭을 쿠션삼아 쉬고 있는 순례자순례길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가 배낭과 등산화다. 정효정

‧배낭 : 보통 많이 사용하는 배낭은 35~50리터 정도다. 반드시 어깨끈과 허리를 받쳐주는 벨트가 튼튼한 배낭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 비가 올 때 배낭을 보호하는 레인커버도 필수다
‧등산화 : 방수가 되고 발이 편한 등산화를 준비한다.
‧침낭 : 알베르게에서는 따로 침대시트를 주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수면은 침낭 안에서 이루어진다. 겨울이 아니라면 너무 무겁지 않는 경량 침낭이 좋다.
‧우비 : 배낭을 메고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용 판초 우의가 필요하다.

발에 맞는 튼튼한 등산화가 가장 중요하다 길을 걷다보면 미처 다 걷지 못하고 신발을 버리는 경우들이 있다
발에 맞는 튼튼한 등산화가 가장 중요하다길을 걷다보면 미처 다 걷지 못하고 신발을 버리는 경우들이 있다정효정

‧의류 : 면제품보다 빨리 마르는 재질을 준비한다.
‧슬리퍼 : 숙소에 도착했을 때 등산화는 바로 벗어 한곳에 두고 실내에서는 슬리퍼를 신게 된다.
‧가이드북 :  요즘은 E-book이나 스마트폰의 가이드앱을 이용하기도 한다. (추천 스마트폰 어플 : Santiago Pilgrim 프랑스길이 소개되어 있다. 지명과 지도, 편의시설이 알기쉽게 정리되어 있다. 지도는 오프라인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매일 반복되는 길 위에서의 일상 중 가장 큰 고민은 세탁이다. 알베르게에 세탁기와 건조기가 있지만 사용하는데 각각 1.5~3유로가 든다. 매일 양말과 속옷 등 작은 빨래를 하게 되므로, 빨래집게(옷핀)와 세탁용 가루세제(액체세제를 작은 병에 담아 오는 것도 좋다) 등 이 필요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작은 와인오프너를 가져가서 유용하게 활용했다. 와인을 마실 기회는 많은데 와인오프너가 없어 곤란한 경우가 있다. 이럴때 주머니에서 '척' 하고 와인오프너를 꺼내면 친구들의 환호성에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 다음 화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법과 여행 후유증에 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빨래가 중요하다 거의 매일 세탁을 해야하니 옷을 걸 수 있는 빨래집게나 옷핀을 준비하자
빨래가 중요하다거의 매일 세탁을 해야하니 옷을 걸 수 있는 빨래집게나 옷핀을 준비하자정효정

덧붙이는 글 '산티아고에 괜찮은 남자가 많다'는 말만 듣고 800km를 걸어버린 한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산티아고 #까미노 #CAMINO #순례길 #남자찾아산티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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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 여행작가. 저서 <당신에게 실크로드>, <남자찾아 산티아고>, 사진집 <다큐멘터리 新 실크로드 Ⅰ,Ⅱ> "달라도 괜찮아요. 서로의 마음만 이해할 수 있다면"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세상을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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