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직전 비암리 부대 연병장에서
박도
남북 평화회담 체결 그 두 번째는 남북 평화회담 체결이다. 남북 통일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면 남북의 정치지도자들은 현재의 휴전상태를 평화상태로 바꾸는 데 온갖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현재의 남북 군사대결은 유치한 어린이들 싸움과 비슷하다.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책상을 배정받았다. 그러자 우리 코흘리개들은 책상 가운데에 줄을 긋고 홈을 팠다. 그런 뒤 옆의 짝과 서로 학용품이나 손과 팔이 그 가운데 선을 넘으면 서로 때리거나 물건을 빼앗는 유치한 장난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분단 이후 남북의 현실이 이와 같이 치졸했다. 그 결과 애꿎은 백성들만 숱하게 죽었다.
뭍에서는 150여 마일에 철조망을 이중삼중으로 친 뒤 초소를 짓고 서로 총부리를 겨누면서 총질을 하거나 대남·대북방송으로 상호 비난을 퍼부었다. 바다에도 보이지 않는 선을 긋고는 서로 함포를 쏜 뒤 수장시키고는 서로 자기네가 이겼다고 뽐냈다. 그러면서 백성들의 피땀 어린 돈으로 국제 무기업자들의 봉 노릇을 하고는 가슴에 훈장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단군 할아버지가 볼 때는 동족상잔으로 이 얼마나 유치한 장난이요, 바보짓인가.
이제라도 남과 북의 정치지도자들은 남북 평화협정 체결에 전력을 다하라. 그리하여 남과 북의 군사력을 서로 협의하여 과감히 축소하라. 그리하여 군사 대결을 지양한다면 남북 모두 의무병역 기간도 대폭 줄어들 것이며, 입대 병력도 대폭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 세 번째는 국민개병제도에 대한 철저한 법 집행이다. 그 법의 취지에 맞도록 모든 대한민국 남성은 신체에 이상이 없는 한, 군 입대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 규정을 남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고위공직자의 자식은 특별 관리한다든지, 또 고위공직자는 임명에는 원천적으로 병역미필자를 제한하는 등의 규정을 강화한다면, 현역 장병이 군 미필자 무등병에게 '받들어 총'을 하는 모멸감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후방교차 근무넷째는 전후방교차 근무의 과감한 도입이다. 특수병과가 아닌 일반 보병, 포병, 기갑, 공병, 헌병, 의무 등의 병과는 복무기간의 1/2은 전방에서, 나머지 1/2은 후방에서, 또는 그 반대로 교차 근무를 시키게 하는 일이다. 그렇게 하면 병사들이 군 복무 중에 백(배경)이 없어, 학벌이 낮아 전방근무를 한다는 불만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 다섯 번째는 앞에서 제시한 방안, 곧 남북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국민 개병제도에서 모병제도로 과감히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병역으로 인한 그동안의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 모두 해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