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손광락 영문학과 교수가 2순위 총장 임용에 항의하며 지난 25일부터 경북대 본관 로비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조정훈
최순실의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된 시국선언이 전국의 대학가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 교수들과 총학생회가 대구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교육부가 2순위 총장을 임명한 데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경북대 교수 50명과 비정규교수 38명 등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은 27일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정을 파탄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는 내용의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집권 이후 무능력, 무책임, 불공정, 부정부패, 비리 등으로 국민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나라 전체를 국도의 혼란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와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문제 졸속 타협 등을 들며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시키고 올바른 역사교육의 기초를 허물어 놓았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이어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창조경제'가 대통령과 사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떡고물을 나누어 먹는 '연고경제'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경북대를 비롯한 국립대 총장 임용 과정에서 보여준 권력 남용과 이화여대 사태는 대학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았다"고 말했다.
특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최순실 게이트는 경악을 금치 못할 국기 문란 사태라고 규정하고 "이 모든 국정농단과 국기문란의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며 "국민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국기를 혼란에 빠뜨린 당사자인 박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경북대 총학생회도 지난 26일 오후 긴급 단대회장 회의를 열고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경대 총학생회는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와 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등과 7조, 11조, 31조, 66조, 111조 등의 조문에 빨간색 글을 써 "당신에게 붉은 색은 바꿔야 할 것들이지만 우리의 붉은 색은 지켜야 할 것들입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국선언의 내용이 약하다는 비판이 일자 27일 다시 회의를 갖고 시국선언문과 2순위 총장 임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은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