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와 스토리펀딩에서 동시 연재한 '역사 독립군 임종국'
조호진
선생님 가신 지 어느덧 27년입니다. 강산이 두 번 바뀌고도 7년이 더 흘렀습니다. 세월은 유수와 같이 흘렀지만 친일파로 더럽혀진 땅을 갈아엎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역사 독립군들은 선생님의 유업을 이으며 친일청산의 뜨거운 가슴을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아, 그날이 언제 올까, 아, 그날이 오긴 올까. 친일청산의 삼천리금수강산에 꽃피고 새가 우짖는 아름다운 나라가 언제 올까. 그날이 언제 올지 아득하지만 그래도 저희는 용기를 잃지 않게 됐습니다.
역사에 눈 감은 민족, 선생님이 생전에 개탄스러워 하신 것처럼 이 놈의 백성들은 먹고, 마시고, 즐기는 것에 미쳐 있다고만 생각했습니다. 민족을 배신한 친일파의 후손들이 조상보다 더 큰 부귀영화를 누리는 세상을 보면서 분노가 치밀 때가 많았습니다. 친일파 후손들이 득세하는 세상, 나만 잘살면 된다는 망국의 풍조가 만연한 이 나라를 어찌하면 좋을까, 막막한 가슴을 치며 절망할 때도 많았습니다.
저희는 몰랐습니다. 선생님의 조형물 건립을 추진하면서 가슴이 이렇게 뜨거워질 줄은 차마 몰랐습니다. 저희들이 깃발을 들고 나서자 수천의 시민들이 역사의 대열에 동참했습니다. 그것은 진격의 노래였습니다. 이 시대의 독립군들이 역사정의를 외치면서 모여, 모여, 힘을 모아 나가자며 독립군가를 부르는 것 같아서 저희들은 용기백배가 됐습니다. 힘을 내어 친일청산의 종이 울리는 그날을 향해, 민족혼이 살아 숨 쉬는 아름다운 강산을 향해 달려가겠습니다.
그날은 오리라.반드시 오리라.친일파를 청산한 나라독립군이 주인인 나라끝내 오리라, 와야만 하리라.아빠하면 생각나는 말 "짠한 아빠, 그리운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