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 농민, 노동자, 시민, 학생들이 25일 오후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경찰 강제부검 영장 집행을 저지하고 있다.
권우성
백남기씨 유족 "아버지 지켜주신 국민에게 감사"이후 백남기씨의 딸인 백도라지씨와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장례식장을 지킨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밝혔다.
백도라지씨는 "지켜주신 국민 여러분 정말 감사하다. 여러분들의 힘으로 경찰 손에서 아버지를 지켜냈다"면서 "장례식장으로 달려와 지켜주신 분들, 전국의 분향소를 찾아주시고 마음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백씨는 경찰을 비판했다. "아버지 죽인 것도, 쉬지 못하게 만든 것도, 사인 논란을 퍼트린 것도 경찰이다. 가해자가 돌아가시게 한 분을 욕되게 하는 것도 모자라, 책임까지 투쟁본부에 떠넘기고 있다"면서 "적반하장이다. 경찰은 가해자이자 살인 피의자인 자신의 입장을 잊지 말고 잘 처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경찰은) 영장 재청구를 포기해서 이 사건 해결에 대한 진정성과 고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주시기 바란다. 경찰이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 가족은 장례를 치를 수 없고, 아버지는 쉬실 수 없다. 마지막 가시는 길 방해할 생각 말고 영장 재청구를 포기하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투쟁본부는 기자회견문에서 "검찰과 경찰은 영장 재청구 시도를 중단해야 하며, 영장이 재청구될 경우 법원은 이를 기각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검을 실시해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들을 남김없이 처벌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3신 : 25일 오후 5시 28분]홍완선 종로경찰서장 "유족의 부검 반대 입장 전달받아"경찰과 백남기씨 유족 법률대리인 사이의 부검 영장과 관련한 협의가 결렬됐다.
홍완선 종로경찰서장과 유족의 법률대리인은 오후 4시 10분부터 5시까지 서울대 장례식장 입구에 마련된 천막에서 부검 영장과 관련한 협의를 진행했다.
홍완선 서장은 협의가 끝난 후 기자들에게 "유족의 법률대리인에게 경찰의 입장, 부검의 필요성, 부검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 드리는 말씀을 전했다. 그리고 부검에 명백히 반대한다는 유족의 입장을 전달받았다"라고 말했다.
홍완선 서장은 이어 "곧 경찰의 입장을 정리해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홍 서장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를 떠나지 않고, 경찰 내부 협의 이후 부검영장 강제 집행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